암스테르담에 도착할 때는 날씨가 흐리고, 비라도 곧 올 것 같은 무거운 하늘을 하고 있다.
여행 중에는 맑은 하늘이 나오면 기분도 상쾌하고 볼거리도 더 멋있게 보인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 강둑에 앉아서 건너편으로 오가는 선박들만 바라보면서 생각 없이 뿌연 하늘만 바라보면 시간을 보낸다. 이곳은 자전거가 사람보다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실제로 걷는 사람이나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과 비슷하게 보일 정도이다.
어느 순간에 하늘은 구름이 옅어지더니, 더러 푸른 곳을 보여 주기도 하니까 이곳 날씨도 변덕이 심한 것 같다.
처음 찾아간 곳은 안네 프랑크의 집이었다.
암스테르담에는 구경거리도 많다고 들어서 기대했지만, “안네 이야기”에 나오는 집이 유명한 명소로 꼽히니까 의아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안네 프랑크의 집으로 가는 길에서 암스테르담의 도시 구조가 대략 눈에 들어온다. 물길 따라 도로와 건물들이 서 있고, 그 물길이 복잡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으면서 다리가 많은 곳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운하를 따라서 보트와 차들이 다니는 섬이 아닌 수상 도시인 것이다.
그 작은 물길에 따라서 펼쳐지는 풍광은 어디나 아름답고 이국적이며, 보트들도 물길 따라 어느 곳이나 정박해 있다.
여러 다리를 건너서 찾아간 안네 프랑크의 집은 평범한 건물이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대기하고 있고, 들어가려고 하니까 예약을 하지 않으면 불가하다고 한다. 주변에 표를 파는 곳도 없고, 벤치에 앉아 들어가는 사람과 건물만 구경 할 수밖에 없다.
안네의 가족들은 유대인이기에 나치를 피해서 이곳에서 25개월을 숨어서 살았다고 한다. 건물의 어느 공간에 숨어서 외부에 나오지 않고 지내면서 잡혀가기 전까지 안네가 그 시간 동안의 생활을 일기로 남긴 것이 “안네의 일기”이다.
13세부터 소녀가 느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 일기에서 거대한 권력 앞에서 나약하지만, 순수한 어린 소녀의 감정을 쓴 이야기가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거대한 권력도 우리는 기억하지만, 작은 소녀의 일상생활 이야기도 스토리가 되고 감동을 주면 우리의 가슴에 남는 것이다.
안네의 부모들은 어린 두 자매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 삶의 의미가 되어 그렇게 답답한 생활을 지낼 수 있었지만, 안네는 아마 소녀의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미래의 희망이 있어서 이 작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안네의 일기가 또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종전을 불과 몇 주 남겨두고 잡혀가서 티푸스를 앓아서 자유를 얻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다. 그 아쉬움이 이 일기에 의미를 더했다.
연합국이 총공세를 시작되고 이제 곧 전쟁이 끝나갈 무렵에 익명의 제보로 안네의 가족과 같이 있던 또 다른 한 유대인 가족이 모두 수용소로 끌려가서 가스실로 가서 죽기도 하고 병으로 사망했지만, 안네의 부친만 살아남아서 다시 이곳에 돌아와 이웃들이 보관하고 있던 안네의 일기를 세상에 보인 것이다.
안네도 이곳에 있었던 시간처럼 수용소에서도 막연한 희망 속에서 살았다면, 티푸스는 이겨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갑자기 희망이 사라지니까 그렇게 약하게 쓰러진 것이다.
작은 소녀의 일기이지만 거대한 힘과 대비되면서 우리의 마음을 울린 것이다. 그래서 이곳을 암스테르담 어느 곳 못지않게 사람들을 찾게 하는 것이다.
들어가 보지 못한 공간을 인터넷의 모형도를 보고 대신 상상하다가 반 고흐 미술관으로 옮겨 갔다. 반 고흐 미술관은 넓은 잔디광장 가운데 자리한 현대식으로 잘 지은 건물이다.
이곳에서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고 몰려 있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도 티켓을 파는 곳이 없다. 사전에 예매를 해야 하는 곳이다. 이 화가의 그림은 보고 싶었지만, 이곳도 겉만 보고 가야 할 것 같다. 바로 앞에 있는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은 이 주변에서 가장 멋있게 만들어 놓았다.
미술관 앞의 작은 광장의 분수대와 아담한 정원이 아름답다. 이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암스테르담의 명소가 다 있는 것 같다.
이곳 주변의 물길도 잘 정비해서 아름다운 곳으로 보트들이 한가하게 유람하고 있다.
운하의 작은 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보트도 구경하고 주변에 오래된 멋진 건물을 감상하는 멋도 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또 이름난 곳이 생각난다. 아마 그곳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운하를 따라 그곳으로 갔다.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맥주 공장이다. 이 맥주 공장은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유럽에서 최고의 매출을 한다는 곳으로 이 맥주 공장 박물관에는 입장이 가능할 것 같았다.
운하를 따라 걷다가 멀리 상표가 보이고 대형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이 맥주 공장의 박물관인 것 같다
그곳에 들어가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입구에서 저지당한다. 이곳도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출입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아쉽지만 돌아서면서 150년 역사이니까 어느 박물관에 뒤지지 않을 볼거리가 있을 것 같고, 예약 없는 세상이 그립다.
돌아오는 길은 암스테르담 강을 따라서 중앙역 쪽으로 걸어가면서 중간에 놓여 있는 다리들을 감상했다.
많은 다리들이 운하를 가로질러 놓여 있고, 그 사이로 요트 경기도 하고 있고,
작은 요트와 유람선들이 쉴 새 없이 돌아다니다. 중간에 이곳에 가장 아름답다는 마헤레 다리도 보았고, 그다음에 다리도 아름답다.
이 다리는 교각도 화려했고, 바로 옆에 오페라 하우스가 강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물길에서 가장 번화한 곳으로 유람선이 서로 교차하면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생기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다리 위에서 오가는 유람선과 물길을 구경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렘브람트 광장이 있는 곳이고 렘브람트 동상이 서 있는 주변에 작은 공원이지만, 카페와 환경이 아기자기해서 예쁜 곳이다.
암스테르담은 화가들이 유명한 도시인 것 같다.
암스테르담 여행의 시작은 중앙역이라고 할 정도로 중앙역이 중앙에 위치하여 주변의 물길과 교통이 중심지이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중심되는 길을 따라서 몰려가는 방향이 있다. 이곳이 네덜란드 왕궁으로 가는 길이다. 네덜란드 왕궁은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게 자리하면서 앞의 광장에는 각종 행사와 관광객이 몰려 있다.
건너편의 담 광장에는 단순한 모양의 기념탑이 서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왕궁 옆에 있는 건물은 마담 투소 암스테르담으로 갤러리지만, 유명인과 역사적 인물을 실물 크기의 밀랍 인형이 전시된 박물관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도 역시 빠지지 않고 극성인 것이 비둘기이다. 먹이를 찾아서 몰려다니면서 겁도 없이 눈앞이나 머리 위를 스치듯이 지나간다.
암스테르담의 홍등가가 이름이 나 있어서 안 가보면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 야간에 찾아 나섰다. 이곳을 가기 전에 물 위에 집들이 야간에 불빛을 받아서 아름다워서 감탄이 나온다.
중앙역 부근의 야경도 아름답고, 홍등가로 가는 골목들은 불야성을 이루면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홍등가에 도착해 보니까 여자들도 구경나온 사람들도 상당하다.
늙은 동양인이나 젊은 아가씨들이 신기하게 창문에 나와 서 있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을 구경하면서 지나간다. 이곳은 합법적인 성매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곳이라고 하고, 구경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골목이 복잡할 정도이다. 그렇게 볼거리가 풍성하지는 않아 한번 지나치면 될 정도이고, 다시 중앙역 앞의 강가에 나와서 건너편 야경을 구경하다가 돌아왔다.
미술관에 가서 유명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아름다움이나 예술성에 심취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을 같이 느껴보는 시간도 갖고 싶지만, 모든 여행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는 마음보다도 부담 없이 느끼고 즐기는 것이 여행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다.
날씨가 변덕이 심한 이곳도 어느 순간에 하늘이 좋을 때가 있어서 운하 유람선을 탔다.
물길을 따라서 여러 곳을 지나가지만, 멀리 보이지 않아서 보이는 곳이 한정적이고 운행하는 유람선이나 보트가 많아 체증이 있을 정도이다. 그냥 유람선을 탔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제대로 물길을 즐기려면 작은 보트를 몇 명이 타고 뱃놀이하는 것이 최고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