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포 해수욕장의 아침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다
해수욕장 길을 걷는데, 어제 많이 보이던 관광객들도 보이지 않고, 24시 편의점도 불이 켜져 있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해안 길은 고창 해안 도로라고 표지판이 알려준다.
이 길을 가다가 처음 만난 마을이 장호 마을인데, 어촌 체험 마을이라고 쓰여 있다.
처음부터 해안 길을 가는데, 해송이 해변을 따라 있는 길이다. 이 길을 명사십리로라고 부르고 있는 길이다. 구름이 잔뜩 낀 직선 바닷길을 걷는데, 계속 같은 모양의 길이다. 왼쪽은 바다이고, 오른쪽은 해송이 병풍처럼 서 있는 길이다.
계속 비슷한 길을 걷고 걷는다. 명사십리는 “부드러운 모래가 십리쯤된다.” 는 의미로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바닷길을 말한다. 이곳 고창 명사십리는 8.5Km 거리의 직선형 해안이다. 이 명사십리 옆에 난 길을 계속 걷는 것이다.
그 직선 길을 계속 가다가 오랜만에 곡선이 나오는 길을 만났다.
그 길옆에는 농사를 짓는 밭이 보인다. 여기에는 양파나 마늘밭이 보이지 않고, 이중비닐을 한 고추밭이 많이 보인다. 고창에서는 고추재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다시 길은 명사십리 해안 길을 간다. 너무 오래 걸어서 발이 아플 무렵에 동호 해수욕장이 가까워지는 것 같다. 해송 사이로 야영을 한 텐트가 많이 보인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불어서 야영하는 사람들의 옷이 거의 긴 팔이고 겉옷도 입고 있다.
동호 해수욕장을 지나면 동호 마을이 나오고, 동호항도 나온다.
길은 작은 방조제를 건너서 한참을 가면 해송 사이 테크 길을 걷는다. 이 길은 완전히 해송 사잇길이다. 해송 숲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걷는다.
이 멋진 길이 끝나는 부근에 멀리 바다에 두 개의 섬이 보인다.
여기서 다시 우측으로 난 길에서 붉은 풍차가 서 있고 다시 해송 해안 길을 간다.
이곳에도 왼쪽에는 바다이고, 오른쪽은 해송이 서 있다. 이곳 테크 길 옆에는 해당화 군락이 있다. 서해안을 걸으면서 섬이나 해안 길에 해당화를 심어 놓은 곳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길도 해안을 따라 직선으로 걷는 길로 고창 갯벌이 있는 곳이다.
이 길을 가다가 길 양쪽에 왼쪽은 아카시아, 오른쪽은 해송이 심겨 있는 곳이 있었다. 아카시아 꽃은 벌써지고 잎만 푸르르다.
처음 해남에서 출발할 때는 아카시아 꽃을 볼 수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아카시아꽃들은 벌써 북쪽으로 멀리 올라간 것 같다. 아카시아 꽃처럼 세월이 빨리 저만치 갔는데, 난 아직 조금 밖에 가지 못했다. 그래도 난 세월과 같이 늙어진 것이다.
고창 갯벌 축제를 알리는 프랭카드가 걸린 곳이 있고,
바로 옆 해송 사이에 숫 닭 조형물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해안의 해송 길이 끝나는 지점에 높은 전망대로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면, 만돌 마을이 나타난다. 그 규모가 보통마을과 다르게 크고 넓은 들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바닷가의 갯벌을 따라 직선 길과 곡선 길이 오가다가 람사르 고창 갯벌센터가 나오고,
들판의 작은 산 뒤에 있어 걸으면서 보이지 않던 심원면 소재지로 들어갔다. 오늘은 여기서 걷기를 마치고, 고창읍으로 가서 숙소를 찾을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