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소금사막을 넘어서면 칠레의 아타카마이다.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는 세계 3대 사막에 속하며 가장 건조하다는 아타카마 사막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면서 인구 1만 명의 작은 도시로 아타카마 사막 주변의 볼거리 때문에 살아간다.
십 년 전에 4천이었던 인구가 1만 명으로 늘어난 것은 우유니 사막에서 넘어오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주변의 볼거리가 알려지면서이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달의 계곡이고, 간헐천과 사막과 호수 투어가 유명하고, 맑은 공기로 밤하늘 별이 어느 곳보다 잘 보인다. 이름난 천문 관측소가 있는 곳이다.
칠레 국경을 지나면 달라지는 것이 있다. 볼리비아는 비포장도로로 덜컹거리다가 칠레에 들어오면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차의 승차감이 달라진다.
넓은 평원과 그 사이에 솟아있는 산들은 비슷하고, 고도가 낮아지기 시작해서 아타카마에서는 2400m으로 고산 증상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아타카마는 넓은 평지에 물길이 돌아가는 곳에 자리하면서 주변에 고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시가 더 작게 보인다.
터미널에서 내려 숙소를 구글 지도를 보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여장을 풀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다니는 골목들은 마을 길을 가는 기분이고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관광객들이 보이지 않은 곳은 한적해서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일직선으로 된 거리에는 여행사와 기념품 가게와 옷 가게가 주로 있고, 이 길 중간에 개가 눈을 뜨고 누워있는데, 사람들이 피해서 간다. 여기도 개팔자가 좋은 곳인 것 같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길 중간에 아르마스 광장이 나온다. 아르마스 광장은 남미에서 중심이 되는 광장을 지칭하는 말로 어느 도시에 가도 중심 광장은 아르마스라고 부른다.
중앙광장은 오래된 나무와 벤치가 있어서 쉴 수 있는 곳이고 그렇게 넓지 않으며, 주변에 음식점과 노점상들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
아르마스 광장 옆에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 성당이 있다.
흰색 건물로 화려하지 않은 건물이고 정문으로 들어가면 성당 내부도 천장은 나무로 되어있다.
뒷문이나 옆문은 대문이 없고 나뭇가지로 막아 놓아서 눈길이 머물게 하고 소박한 성당이다.
성당 담벼락 앞에 한 줄로 노점상들이 있지만, 호객행위도 않고 조용히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노점상 중에 옥수수 씨앗을 파는 것에 눈에 들어와 한참 옥수수의 천연색 색깔을 구경하다가 노란색 옥수수 씨앗을 천오백 원 주고 샀다. 내년에 시골에 심어볼 생각이다. 칠레의 옥수수가 잘 자랄지 궁금하다.
이곳 아타카마에서는 볼리비아의 추운 곳에 고생해서 잠시라도 쉴 생각이다.
사막 호수 투어나 간헐천 투어는 하지 않고 달의 계곡에나 다녀올 생각이다. 여행사를 찾아서 다음날 오후 2시 반에 출발하는 달의 계곡 투어를 신청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주인은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친절했고 숙소는 깨끗하게 잘 정돈된 곳이었다. 4인실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곳에 투숙객은 두 사람이다. 브라질 여자와 나, 단둘이지만 처음 인사 후에 대화는 없었다.
다음날 오후에 달의 계곡 투어 차량에 탑승해서 말이 통하지 않고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도 알아듣지 못하고 눈으로 구경을 시작했다. 달의 계곡은 달의 표면과 닮았고, 생물이 살지 않은 것도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각변동으로 땅이 융기하면서 흙들이 빗물에 쓸려나가고, 바람에 깎여 여러 기이한 모양을 만들고 큰 계곡이 이루어진 곳이다.
이 계곡에는 눈이 내린 것 같은 흰 소금들이 얕게 보이는 곳이 많이 보인다.
계곡에 고운 모래 언덕을 만든 곳이 있었다.
투어는 먼저 계곡으로 들어가 계곡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여러 형태의 계곡 모양을 구경하고, 흙들이 만들어낸 여러 모양을 구경한다. 멀리 있는 계곡과 흰 소금이 보이는 평원도 있고, 그 뒤로는 갖가지 모양을 한 크고 작은 흙더미들이 기이한 모양을 만들고 있다.
달의 계곡을 좋게 표현하면 지각변동과 오랜 세월 풍화 침식으로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만들어 낸 식물들이 자라지 않는 신비한 골짜기로 보이지만, 큰 볼거리를 기대하고 와서 실망한 입장에서는 초대형 건설 현장에서 택지 조성 중 산을 밀어서 정리되지 않은 곳에 눈이 살짝 내린 광경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다.
가이드는 여러 설명을 하고 물론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지만, 이런 풍광은 별로 감흥이 없다.
달의 계곡을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오후에 시작한 투어는 아마 높은 곳에서 달의 계곡 일몰을 보려고 가는 것 같다.
그곳은 달의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리 전망대이다.
카리 전망대에 가기 전에 계곡과 먼 산이 보이는 곳에 다과 상을 준비해서 투어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칠레 술과 다과를 대접한다. 해 넘어가는 높은 곳에서 한 잔의 다과는 운치가 있었다.
간단한 다과가 끝내고, 카리 전망대로 이동해서 달의 계곡을 내려다보았다.
카리 전망대에서 본 달의 계곡은 가까이서 본 것과 달리 아름다운 지형이고 자연의 오묘한 모양을 보여준다. 이곳은 멀리 아타카마 마을도 보이고, 해와 달이 모두 보이는 곳이다. 서서히 지는 해는 아름답고 달의 계곡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다음은 달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 오늘 달은 보름달에 가깝다. 어두워진 카리 전망대를 내려와 아타카마 숙소로 돌아왔다.
아타카마에는 십자가 언덕이 있다.
이곳은 아타카마에서 반 시간 거리의 언덕에 십자가가 서 있다. 이 십자가 언덕에 한국이 자주 방문한다고 한다. 어떻게 소문이 돌았는지 깜깜한 밤에 불빛이 없는 거리를 걸어서 올라가 십자가 언덕에서 아타카마의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을 한국인들이 즐겨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가면 거의 한국인이 올라오고 종교를 떠나서 별을 보러 올라온다고 한다. 특이한 현상인데, 아타카마에 오면 한국인들은 십자가 언덕을 함께 올라갈 사람을 사이트를 통해서 찾는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호기심이 생겼지만, 지금은 추운 겨울이고 혼자서 올라가는 것은 지양하라고 하니까 낮에 올라갔다. 구글 지도로 도로를 따라가면 도로 옆의 작은 언덕에 흰 십자가가 보인다.
도로에서 십자가 언덕에 올라가면 아타카마 마을도 제법 길게 형성되어 있고 앞에는 높은 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한참 십자가 언덕에 머물다가 다시 아타카마로 돌아오다가 큰 마트에 들렀다. 어제 생수를 산다고 산 것이 탄산수였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상표가 아닌 것으로 물이라고 보이는 것을 신중하게 선택을 했다. 십자가 언덕에 올랐다가 내려와 목이 말랐다. 뚜껑을 여니까 거품이 올라온다. 또 탄산수를 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