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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Aug 28. 2024

남미 여행에서 돌아오다

시간이 내가 사는 곳과 완전히 반대인 곳을 떠나면서 아마 모든 것이 시간과 같이 이질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다른 것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보는 호기심과 동심 같은 감동을 얻기를 바라는 여행이었다. 그런 기대로 떠나 여행이었고, 나의 버킷리스트라고 말해도 될 수 있는 여행지였다. 


시작한 페루의 리마에서부터 현지 느낌은 여행하기 단순하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음식도 그렇게 맞지는 않았다. 이곳에서도 속은 부드럽고 겉은 약간 씹히는 감이 있는 바켓트와 쨈은 내 입에 유럽에서처럼 맛있는 음식이었다. 

시작부터 보이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의식하면서 구경한다는 것이 어색하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는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도 지금 남미 여행을 정리하면서 일일이 나열보다는 기억에 남고 감정의 기폭을 겪은 것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다. 

리마에서 쿠스코로 이동하면서 유럽과 같이 도심을 중심으로 여행하는 곳이 아니라 볼만한 곳은 숙소와 거리가 있는 것이 다르다.

마추픽추에 오르기 위해서 버스가 운행되는 도시까지 가서 도보로 이동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젊은이들처럼 그렇게 실천을 할 수는 없었다. 실제 우유니에서 만난 한국 젊은이는 내가 생각한 것처럼 걸어서 구경했다고 한다. 

새로운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를 보면서 이곳에 이런 것을 만든 잉카인을 경이로운 건축기술을 감탄하는 것으로 정리하면 되는데, 규모가 마음속에 기대보다는 미치지 못하고 이것을 만들려고 희생된 민초들이 생각나는 것은 여행의 자세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했었다. 처음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그런 것을 원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쿠스코에서 볼리비아 라파즈로 야간 버스를 타고 밤새 가서, 티티카카 호수에서 아침을 맞이했을 때 그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볼리비아는 남미의 최빈국이지만 출입절차는 최고로 까다롭고 힘들게 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은 이 나라는 이것으로라도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 같은 생각을 했었다. 이 나라는 우유니 소금사막이 아니면 들어갈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보면서 그 광활함과 자연의 신비에 감탄했다. 그리고 사막 이외의 투어는 별로라는 생각보다는 그 넓은 대자연의 보는 것이 나에게는 좋았다. 

마지막 날 밤이 너무 추워서 바람 부지 않은 겨울 언 대지 위에 이불을 깔고 덮고 잔 기분으로 너무 추웠던 기억이 난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마을에서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보려고 십자가 언덕을 찾은 사람이 거의 한국 사람이라도 하는 것이 신기했고, 그곳에 갈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혼자서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아타카마 마을에서 이곳에는 옥수수의 종류가 많다는 것을 씨앗 파는 노점상을 보고 알았다. 처음 보는 옥수수 씨앗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씨앗을 그 많은 것 중에서 하나를 샀었다. 잊어버리고 다녔는데 집에 도착하니까 그 씨앗이 배낭에 들어있었다. 

칠레에서 해산물을 많이 먹으라고 조언하는 친구가 있어서 아름도 모르는 바닷고기를 시켜서 먹었다. 새로운 음식이니까 새로운 맛이 있었고, 나오면서 시장 앞의 노점에서 파는 바나나가 그렇게 달고 맛이 있었던 기억도 같이 난다. 


칠레나 아르헨티나의 휴양지의 뛰어난 자연경관은 나에게는 인간이 만든 유적지보다는 더 감흥을 주는 광경이었다. 푸콘 마을에서 바라본 비야리카 화산에서 나오는 연기와

바릴로체의 깜빠나리오 전망대에 바라본 호수들의 전경과 설산의 아름다움은 여행의 맛을 느끼게 했다. 바릴로체의 호수 트레킹을 하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좋은 경관을 본 것이 그것이 남미의 여행의 모습이었다. 

엘 찰텐으로 가서 피츠로이 트레킹을 하고 엘 칼라파테에 와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일정과 반대로 하면서까지 날씨를 신경을 썼다. 

엘 칼라파테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굿은 날씨에 구경했지만, 빙하의 규모에 놀랐고 새로운 자연을 보는 것이 또한 여행의 묘미라고 느꼈다. 

엘 찰텐로 이동해서 날씨 좋은 날에 피츠로이를 오르려고 하니까 여기서 기다림이 있었다. 엘 찰텐의 작은 마을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피츠로이를 오르기에는 위험이 있었다. 그렇지만 맑고 화창한 날씨가 되니까 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킹의 명소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일찍 일어나 긴 기다림 속에서 어둠 속에서 출발해 눈길을 오르면서 마음을 비우고 세상에 감사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되뇌이면서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과 끝만 힘이 든 길이라고 인터넷에 보았기에 비록 눈이 많이 쌓였지만, 걷는 것은 자신감이 있었다. 또 어떤 계기로 마음의 무게를 줄이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고, 이 피츠로이 설산 트레킹이 그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긴 거리를 걸으면서 눈 덮인 대 자연과 피츠로이산이 햇살을 받고 있는 모습은 절경이었고, 감탄하면서 그곳으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지게 했었다. 가는 길에서 마지막 오르막을 남겨 놓고는 힘은 들었지만 거기까지 잘 걸었다. 오르막을 오르면서 천천히 오르는데, 올라가면서 계속 경사가 험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도 쌓여서 미끄러지면 굴러 내려가는 경사길이 계속되었지만, 천천히 올랐다. 

어는 순간에 머리가 어지럽고 올라가는 발걸음이 너무 무겁고 숨까지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 정신이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준비해온 사과 2개를 연속으로 먹으면서 올라갔다. 어느 정도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계속 오르면서 어지럽고 숨이 가쁜 느낌으로 곧 돌아왔다. 물 통에 있는 나머지 물도 다 먹었지만, 정신이 혼미한 것은 계속이다. 

마치 8000m가 넘는 고산을 오르는 등반가처럼 한발 한 발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도 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내 머리에는 “오른다”로 고정돼 있었다. 

오랜 시간 끝에 올라서 머리가 빙빙 돌고 숨이 차 눈 위에 드러누웠다. 

한참 뒤에 정신이 돌아와 천천히 내려왔는데, 그때 생각은 하나였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 눈 속에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평지를 걸으면서 피츠로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두 번이나 받아서 마시면서 내려왔다. 그 물이 아니었으면 평지도 걷지 못했을 것이다. 내려와 생각해 보니까 탈진 상태로 올라가서 내려온 것이다. 무엇을 얻으려고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지만, 정상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그렇게 죽음과 같은 고통으로 무엇을 얻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경험한 기억은 남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무리하지 않고 쉬면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에바페론의 무덤을 보고 인생의 무상과 허무를 느꼈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고, 큰 차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에서 “악마의 목구멍”을 생각 없이 보면서 특이하게 물이 빨려 들어가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곳이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렇게 장엄하지도 엄청난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곳이 다시 들여다보면서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곳이라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변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여기서 브라질 이과수 폭포로 아르헨티나의 폭포의 나머지는 보지 않고 간 결정은 여행의 경험이 그렇게 한 것 같다. 아마도 아르헨티나 나머지 폭포를 다 구경했으면, 멋진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는 여행 일정상 보지 못했을 것이다. 


리오의 예수님 상도 새로운 7대 불가사의에 속한다고 꼭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갔지만, 보고 입이 벌려질 정도는 아니고, 구경거리도 위치와 주위 환경에 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느꼈다. 

남미여행을 마치고 쿠바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미국 비자 정책으로 고민을 하게 하다가 중미의 멕시코에서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멕시코시티의 피라미드는 그 넓은 평원에 이런 피라미드가 서 있는 것에 대한 기록이나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유한하고 힘없는 고등 동물로서 우리보다 더 높은 것에 대한 호기심에서 나온 것 같았다.

우리보다 더 놓은 신들은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면, 이 넓은 평원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우리의 마음을 전하려고 했을 것 같다. 


여기서도 여행을 마치는 시간에서 또 느낀 것이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돌아가 익숙한 환경에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궁금증도 없는 집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고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자유여행에서 다음에 일어날 궁금증은 호기심도 있지만 불안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자유여행은 마음의 편안함과 호기심으로 즐기면 좋은 여행일 것이다. 


여행이 거듭될수록 불안함은 적어지지만 호기심은 줄어드는 느낌이다. 마음에 호기심이 많을 때 여행을 즐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여행은 호기심이 즐거움으로 되고 그런 맛이 여행의 묘미이다. 

남미는 남극에 가까운 남반부로 지금은 겨울이다. 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겨울의 정취를 느낀 여행이었고 지금까지 보지 못한 분위기를 구경한 곳이었다. 남미는 이렇게 한 번이라도 궁금한 그곳에 갔다 와야 될 것 같은 마음에서 떠난 여행이었다. 

아름다운 자연도 머릿속에 남아 있고, 인간이 만든 유적지도 세월이 흐른 지날 날의 세상을 상상하게 하는 마음을 가졌다.

또 하나는 힘들고 고생한 여행길도 확실히 머리에 남았다. 그 설산 피츠로이 트레킹은 시간이 지나 돌아오면서 비행기에서 보니까 외쪽 엄지발가락부터 세 개의 발톱을 완전히 검게 죽은 흔적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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