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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 길 53일차

by 안종익

멀리 산 너머 해가 떠오르며 붉은빛이 짙어지면서 그 붉은빛으로 날아가는 철새들이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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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지 않은 들녘에 탈곡한 볏단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모습이 외국 노동자들이다. 여름내 타국에서 뜨거운 햇볕 아래 일을 하다가 이제 가을이 와서 마지막 정리하고 겨울에는 철새처럼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들은 계절 따라온 것이 아니라, 돈 따라 멀리 왔다가 가족이 있는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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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들판에 철새가 하늘을 덮을 정도로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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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어제처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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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받기 시작하는 평택의 농촌 마을이 평화롭다. 여전히 위로는 철새들이 이동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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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들어가 시내 쪽 도로를 걸었다. 시내로 들어가면서 길은 직선 길이고, 신호등을 자주 만났다. 이 도시가 바쁜 항구 도신 것이 느껴진다. 대형 화물차량이 꼬리를 물고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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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서해대교 교각이 보이는 길을 가면서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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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교각이 가까이에, 홀로 서 있는 건물은 세관이다. 그 옆에서 서해랑 길 86코스 종점 표지판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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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하는 서해랑 길도 도심을 지나는 직선 길이다. 차들이 빨리 달리고, 대형 화물차이어서 걷기 좋은 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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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두 제5정문 앞을 지날 때 대형차에 승용차를 가득 싣고 이어서 들어가고 있다. 주변 넓은 주차장에는 같은 모양의 차들이 수백 대 서 있다. 선적을 기다리는 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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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지대의 직선 길에는 중국단풍과 벚나무에 단풍이 든 도심에 멋진 길이 나왔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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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절정을 지나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도 화려한 단풍길이다. 그 가운데쯤에 붉은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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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걸으면서 벤치가 있으면 오랫동안 단풍 구경하면서 쉴 것 같은데, 앉아서 쉴 곳이 없다. 너무 아쉬운 마음인데, 신기하게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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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의자이다. 너무 좋아서 그 자리에 앉아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겼다. 가을 정취에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평택 도심을 지나 남양만 호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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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떠 있는 배가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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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만 방조제를 지나면서 멀리 물 빠진 평택항이 보인다. 완전히 갯벌이 아니고 배들이 드나들 수 있는 항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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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의 남양만로 중간에 화성시 표지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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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가 끝나고 화성으로 들어온 것이다. 화성시로 들어가서 87코스 되고 이화마을을 지나 계속 걸었다. 그곳은 기아 자동차 넓은 공장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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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자동차 공장으로 가는 길에 손으로 콩 타작을 하는 할머니가 있다. 손으로 두드리는 막대기가 세 갈래로 만든 플라스틱이다.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만드는 것이다.

엄마 같은 할머니와 오래 이야기를 하면서 쉬었다.

할머니는 심심해서 일한다고 한다. 경로당에 가서 놀면 되는데, “왜 안 갔냐"라고 물었다. 가면 맨날 보는 사람들과 했던 이야기 또 하기 싫고 해서 이렇게 간간이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 한다고 했다.

경로당에서 “화투 놀이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니 심심해서 한다고 했다. 그러면 “얼마씩 걸고 화투하냐"라고 물으니 10원이라고 한다.

내가 사는 시골에서도 할머니 경로당에는 수 십 년 전부터 10원이었는데, 여전히 10원이다. 여기 화성의 할머니들도 10원이라고 한다. 돈내기보다는 심심해서 한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노인정에 가면 밥 주고 반찬까지 준다고 한다. 노인들에는 살기 편한 세상이라고 하면서 다 산 노인보다 젊은이들이 살기 편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아직

우리 노인들은 자식들을 위하는 마음이 보였다.


오늘도 숙소를 기아 공장 주변에 정하고 멀리 평택항으로 넘어가는 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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