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자연적인 나라 마다카스타르에서 케냐에 오니, 시골에서 대도시에 온 기분이다. 높은 건물과 차들도 더 세련되어 보였다.
다니는 차들의 외벽에 온갖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색다르다. 낡은 버스들의 외관을 좋게 보이기 위해 그린 것 같았다. 처음 나이로비가 좋아진 것은, 우버가 되니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숙소는 시내의 중심에 자리 잡고, 바로 옆에는 대형 이슬람 모스크가 있다. 모스크에는 흰옷 입은 신도들이 많이 출입하고 있다.
모스크 주변에 전통상가가 외벽에 그린 여러 형상이 눈길을 끈다.
주변의 높은 건물과 복잡한 도심에 활짝 핀 꽃나무가 있고, 높은 건물 밑에 푸른 나무가 서 있는 것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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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센터를 찾아 우버 택시로 갔다.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데, 도심을 벗어나는데 극심한 정체 구간이 있었다. 한 시간이 이상 지나 도착한 기린 센터는 입장료를 카드로만 결제하고, 일단 수도에서 손을 씻으라고 한다. 그리고 기린 먹이 주는 요령은 시범 보여준다.
기린 먹이를 받아들고 기린이 있는 곳으로 가니, 어린아이가 먹이를 주면서 좋아 깔깔 웃는다. 여기는 어릴 때부터 동물과 이렇게 만나는 것이다. 그 즐거워하는 아이만 바라봐도 즐겁다.
기린 먹이를 주니 받아먹으려고 혀를 내민다. 그 혀가 손에 닿으니 약간 까칠한 느낌이다. 여기 기린들은 늘 먹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멀리서 앉아 있는 기린과 먹이에 관심 없이 돌아다니는 기린들이 있다. 갇혀는 있지만, 늘 배불리 먹는 모양이다.
기린 주변에 멧돼지 2마리가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장난치고 신났다. 기린 센터는 짧은 구간이지만 기린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실지로 옆에서 보니, 키가 무척 크다. 이렇게 동물을 옆에서 볼 수 있으면서 직접 먹이를 주니 좋다.
주변에 코끼리 고아원도 있다고 해서 우버로 검색을 하니 나오지 않는다. 한글로 입력해서 그런 것 같다.
케냐 시내를 걸어서 도로를 따라 시내를 구경하며 케냐 국립 박물관 방향으로 갔다. 가는 중에 높은 도로 위 다리를 건너면서 잘 만들어진 시원한 도로를 구경했다.
도로 위 다리를 건너서 바로 케냐 국립대학이 나온다. 높은 건물과 대학 상징 모형이 동물이 양쪽에 서 있는 것이 여기가 아프리카인 것이 느껴진다. 대학의 건물은 도로 양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규모가 상당하다.
큰길을 따라가면 또 다른 도시가 나온 것 같은 고층건물이 즐비한 곳에 케야 국립 박물관이 숲속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입구의 조형물을 잘 만들어져 있고 입구로 들어가서 티켓을 팔고 있다. 입구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 앉아서 지나가는 동양인이 구경거리인지, 나를 보고 웃고 즐거워하는 것이 보인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이상하게 생긴 것이다.
입구에 들어가서 주변 휴게실 앞에 선 조형물이 아프리카에 가장 어울리는 것인지 분위기에 적합하다.
여기도 입장권을 카드로 받는데, 내 카드가 작동 오류가 연속으로 나온다. 젊은 아가씨들은 어디나 착한 모양이다. 자기가 실수로 그렇게 된 것처럼 검은 얼굴에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시내 중에 케냐 번화가를 찾아 나섰다. 그곳은 기록 보관소가 있는 곳으로 앞에는 작은 광장과 동상이 서 있다.
오히려 건너편 건물이 더 멋있어 보인다. 이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넘쳤다.
여기도 구걸하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었다. 주로 노인이나 아기 안은 여자들이다.
기록 보관소 건너편 작은 공원에는 사람들이 둥근 테두리에 빼곡히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처음 보는 풍경이다. 나도 그런 자리를 찾아서 테두리를 돌았지만 틈이 없다.
여기 번화가에 오가는 차들은 복잡하고 요란하다. 주변의 높은 건물과 사람들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복잡하니까 이곳이 중심가인 것 같다.
조금 지나다 보니 이곳 주변에 까르푸 마트가 있다. 옛날 생각이 나 들어가 보았다. 매장을 둘러보니 그곳에는 한국 라면이 있다. 신라면, 삼양라면, 불닭라면이 보이고, 컵라면도 있다.
예전에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 그곳에서 만난 한국 사람이 입맛을 잃었다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하고 있었다. 이때 한국에 있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디에 까르푸 매장이 있으니, 그곳에 한국 라면이 있다. 그것으로 입맛을 살리라는 말을 통화에서 들은 기억이 났다. 그때는 한국에 앉아서도 그런 것을 안다는 것이 신기했었다.
여기서 그때를 기억하면서 나도 라면을 한 봉지 샀다. 언제가 끓여 먹을 수 있는 숙소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저녁 무렵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낮에는 평범한 곳에 온통 노점상이 들어서고 있다.
좁은 길을 점령한 노점상들로 사람들이 도로로 걷는다.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늘 있어 온 일인 것 같다. 그 규모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또 이 노점에 시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곳곳에서 흥정하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시골 난장판 시장 같다.
나이로비는 사람들이 차고 넘쳐,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 같다. 사파리 투어를 이곳의 사람들의 분위기가 마음이 내키지 않아 탄자니아로 정했다. 사파리 투어를 여러 번 할 여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