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문명의 혜택을 덜 받은 순수한 사람들과 자연에 대한 기대가 있는 아프리카를 오랜 비행 끝에 내렸다. 처음 만난 하늘은 매연이 많고 교통이 시끄러운 곳이다.
여러 번 여행을 다녀온 경험으로 어떤 마음으로 가야 즐거운 여행이 되는지, 어렴풋이 아는 시절에 떠난 온 여행이다. 처음부터 불편하고 힘든 여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내가 예상치 않은 아프리카의 매력을 기대하면서 마음이 들뜬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보면서 인간의 놀라운 능력을 보았다. 수천 년 전에 무슨 도구를 이용해서 이렇게 높이 쌓아서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놀랍다.
그래도 높은 피라미드를 보면서 여기에 동원된 사람들과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 힘과 분위기를 생각하게 했다. 절대적인 왕의 물리력이나 종교적인 세력이 그 시절에 있었을 것이다.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사이로 관광객이 낙타를 타고 지나다니는 풍경은 여행의 낭만과 옛 정취가 풍기는 멋진 그림이다.
신기한 마음으로 감탄하면서 위대한 건축물을 오랫동안 바라봤다. 그때 다정한 미소로 다가와 웃으면서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좋은 포토존 위치를 가리키며, “휴대폰을 달라”해서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여주었다. 피라미드를 드는 모양의 사진이다. 참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거대한 피라미드와 그 사람을 번갈아 보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런데 돌아서려는데 손을 내민다. 사례를 달라는 것이다. 거대한 인류가 만든 불가사의한 조형물에 대한 경탄을 잠시 잊게 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었다.
카이로의 지루한 호객행위와 구걸하면서 치열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너무 자주 만나니까 연민의 마음도 옅어져서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스완과 룩소르의 석조물은 오랜 세월의 부침에도 아직 그 규모는 불가사의다. 힘 있는 인간이 자신의 흔적을 위해 수많은 인간을 착취하고 강자의 삶을 살았고, 약한 민초들은 말없이 이것을 만들다가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은 위대한 유물로 그때의 후예들이 조상의 희생을 보답받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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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온 여행자는 현재의 거대한 모습에 감탄하고 즐기는 것이 여행이다. 때로는 수많은 유적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행렬 속에 있는 것이 자부심이고 삶의 여유라고 자위하고 싶다.
아스완이나 룩소르 신전에 여행 온 사람들의 무리가 서로 부딪치며 걷는 그런 모습이 또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아프리카의 원주민의 순수함과 그들의 삶을 구경 왔지만, 그런 모습보다는 어쩌면 한 푼이라도 더 여행객의 주머니에서 가져가려고 머리 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가장 연약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다가와 손 내미는 것이 지나치니까 관광의 즐거움을 줄어들게 한다. 보기에도 겨우 움직이는 노인들의 고단한 얼굴과 어린아이를 업고 손 벌리는 불쌍한 표정의 여인들, 어린아이가 때 묻은 손을 내밀며 쳐다보는 까만 눈을 볼 때, 연민의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먹기 위해서 나온 듯한 모습에서 여행의 즐거움도 줄어들지만, 이렇게 구경 온 내가 죄스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바오밥나무 보러 가서 신기하게 생긴 나무가 수백 년을 그 자리를 지키면서 주위에 아직 있는 원시의 움막집이 오히려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바오밥나무의 뚱뚱한 몸통과 잎들이 자연의 신비를 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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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변 해넘이 광경은 불타는 것 같은 강렬한 저녁놀은 영원히 잊지 못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런 것을 보러 이곳 아프리카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자연에서 동물과 마사이족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여행은 너무나 좋았다. 그런 동물을 야생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프리카 자연이니 가능한 것이다.
그 광활한 사바나의 초원을 투어 차로 달리는 기분은 너무 색다른 세계였다. 초식동물은 투어 차를 보면 피하지만 큰 무리와 육식동물은 지나거나 멈추어 선 투어 차는 그냥 지나가는 바람과 같았다.
자연의 생태계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사파리 투어는 그 초원에 있는 동물들은 여유롭고 한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사바나는 주변에 먹이가 널려있어서 동물들에게는 풍족한 초원이었다. 그래도 그곳에 호랑이는 살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에 같이 살아가는 마사이족의 삶은 그곳 초원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 하늘에서 멀리 보이던 킬로만자로를 오르는 것도 기억될 여행이었고,
빅토리아 폭포가 떨어지는 깊이가 가장 깊다고 해서 얼마나 웅장할까“ 보려고 갔는데 물안개와 무지개만 실컷 보고 돌아섰다. 여기에 번지 점프까지 했으면 원 없는 여행이 될 수 있는데, 떨어지고 나서 깊은 계곡에서 올라올 힘이 없어 하지 못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막을 보려고 간 나미브 사막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른 아침에 모래톱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아프리카는 빈부의 차이와 피부색에 따라 개성이 다른 것이 보이는 곳이었다.
잘 사는 사람의 집의 높은 철조망과 순수한 얼굴과 불만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듯한 사람들이 어울려 있었다. 물론 여행이 힘드니까 생각도 부정적인 것이 더 잘 보였을 것이다.
이곳을 여행하기에 쉬운 곳은 아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 가는 곳마다 있었다. 사막 투어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아 내려는 원주민들의 마음과 그것을 이용해서 같이 갈취하려는 우리 동포 여행사의 가식적인 모습이 이번 여행을 즐거움을 감했다.
그래도 아프리카를 다녀온 것이 감사한 마음이다.
가보지 못한 사람의 부러움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여전히 아프리카를 아름다운 것만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웅장한 피라미드나 대자연의 모습은 색다르고 신기롭다. 그런 멋진 곳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가보면 별다른 느낌보다는 처음 보는 색다른 아름다움이고, 볼만한 것은 대체로 다른 대륙과 비슷했고 아직 여행하기에 불편한 것은 많았다.
아프리카에 배낭 메고 가니, 서울에 사는 동생이 지나가는 말로 텔레비전을 보면 더 자세히 볼 수 있는데, 고생스럽게 다닌다는 들었다. 실제로 고생하고 다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먹는 것이나 여정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실제로 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아프리카는 자유여행보다는 여행사를 따라가는 것이 편할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은 자기 생각대로 보이는 것이고, 느낌조차 그것에 따라가는 것이다.
여행은 즐거운 것으로 여겨야 하고, 모든 것을 처음 보는 어린아이처럼 신기하고 호기심으로 비교하지 말고 다녀야 한다. 원래 세상에는 우리 앞에 보이거나 경험해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이 별로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