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평화의 길 17일차(끝 코스)

by 안종익

거진항 저 너머 해가 뜨는 기운이 보인다. 어부들은 항구로 배들이 오고 모습도 보이고, 바다로도 더러 나가고 있다. 멀리 보이는 바다에 배들이 떠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1.jpg?type=w1

벽화 위에 거진미항이라고 쓴 언덕으로 계단을 오른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2.jpg?type=w1

계단 위에 소나무들은 거진 마을 산림욕장이고, 그곳이 해맞이를 하는 곳이다. 올라가 보니 거진항이 아래로 보이고, 거진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앞에 넓은 바다가 있는 것이 풍요로워 보인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3.jpg?type=w1

산림욕장 숲길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지금은 여름이라 벌써 해가 떠오른 것 같은데, 지난번 해파랑길을 걸을 때는 겨울이라 해가 뜨지 않은 길을 갔었다.

산림 욕장 길에 여러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기다림”이란 제목으로 넙치 눈이 튀어나오고, 바닥에서 붙어 있는 조형물이 기다림을 잘 표현한 것 같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5.jpg?type=w1

그리고 지금 떠오르는 햇볕을 받는 등대 조형물은 제목처럼 “희망의 빛”을 연출하는 것 같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6.jpg?type=w1

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이곳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는지 깨끗하다. 정비된 길은 끝나고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7.jpg?type=w1

이 산길은 초입에 응봉(정상)을 안내하고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09.jpg?type=w1

소나무 숲길을 한참 가다가 도로 위로 멋진 다리를 놓여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0.jpg?type=w1

응봉으로 가는 길은 소나무 사이로 올라가는 길이고, 그 소나무 사이로 난 길옆에는 시작하면서부터 양쪽에 작은 돌탑들을 쌓아 놓았다. 길은 지그재그로 급경사 길을 올라가더니, 옆으로 난 길로 갔다. 드디어 응봉 정상이 보인다. 그때까지 돌탑은 계속 쌓아져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 바람과 정성을 다해서 돌탑을 쌓으면서 간절함을 표현한 것 같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2.jpg?type=w1

응봉은 해발 122m의 작은 봉이지만 남다른 분위기이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5.jpg?type=w1

응봉에 도착해서 아래를 보니 예상치 못한 절경이다. 예전에 이 길을 왔을 때도 이곳에서 감탄했었다. 화진포 호수가 소나무로 여러 호수로 구분되고 바다의 해안선과 어울려서 멋진 풍광이다. 싱가포르 총리가 개인 휴가로 이곳에 올라 “아름다운 해변과 고요한 호수를 간직한 곳”이라고 극찬을 하였다고 한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4.jpg?type=w1

멀리 금강산도 보이는 곳이 응봉 정상이었다. 응봉에서 화진포로 내려오는 길에는 곧게 뻗은 적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8.jpg?type=w1

그 소나무 사이의 급경사에 만들어진 계단도 일품이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19.jpg?type=w1

화진포 해안에 내려가기 바로 전에 김일성 별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별장은 원래 독일 선교사가 만든 것으로 김일성 일가가 이곳을 휴양지로 이용하면서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고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0.jpg?type=w1

화진포 해변의 하트 마크와 멀리 있는 섬은 낭만적이고, 바로 밑 해변이 화진포 해수욕장이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1.jpg?type=w1

화진포 호수의 아름드리 소나무 옆 도로를 걸으면서 화진포 호수를 바라본다. 화진포 호수는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해 붙여진 이름으로 둘레 16Km의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이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2.jpg?type=w1

호수 따라 송림 길을 걷다가 화진포교를 넘어서 갔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3.jpg?type=w1

그곳에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이 있다고 해서다. 이승만 별장은 단순한 한 채로 화진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었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4.jpg?type=w1

돌 오리가 지키는 다리를 건너면 화진포 해안 박물관이 나오고, 그 옆으로 성계 주산지 초도항으로 가는 길이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5.jpg?type=w1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초도마을을 지나서 초도 해수욕장이 길게 자리를 잡고 있고, 그 해변 길을 따라 해변의 끝을 돌아서 갔다.

KakaoTalk_20250624_153636444_29.jpg?type=w1

그 해변의 끝을 돌아서면 멀리 대진항이 보인다.

KakaoTalk_20250624_153910157.jpg?type=w1

대진항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먼 길이다. 대진항을 지날 때는 항구에는 고기 경매가 한창이고, 남쪽의 최북단 항구답게 고깃배와 어부들이 북적거린다.

KakaoTalk_20250624_153910157_01.jpg?type=w1

대진항의 높은 등대 전망대를 돌아서 내려가면 대진 2리 해수욕장이 초승달처럼 펼쳐져 있다.

KakaoTalk_20250624_153910157_02.jpg?type=w1

그 끝에 있는 것이 금강산 콘도이다. 이 콘도는 오래된 콘도이지만 위치와 바로 앞에 섬과 모래가 좋아 인기가 높다고 한다.

KakaoTalk_20250624_153910157_03.jpg?type=w1

금강산 콘도에서 조금 더 가면 통일전망대로 가는 안보교육장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통일전망대에 가려면 명파해수욕장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차량 이동만 가능하다. 해파랑길을 걸었을 때 명파해수욕장까지 걸었고, 나머지는 차로 통일전망대에 갔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략하기로 하고 통일전망대 입 간판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렇게 몇 년 전에 시작한 코리아 둘레길(해파랑길 770Km, 남파랑 길 1470Km, 서해랑 길 1800Km, DMZ 평화의 길 510Km)을 모두(4550Km) 걸었다.

KakaoTalk_20250624_153910157_04.jpg?type=w1


길은 답답한 마음을 덜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해파랑길만 걷고 그만할 생각이었지만, 그러다가 유럽여행을 가서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까 거기서도 답답한 마음에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스테라 땅끝까지 걸었다. 그러다가 남파랑 길을 시작했고, 그리고 히말라야 트레킹도 했었다. 또 중간에 제주도 올레길도 다 걸었고, 외씨버선 길 도 상당히 걸었다. 그러고는 서해랑 길을 걷고 나니까 나머지인 평화의 길도 다 걸어야겠다는 마음에서 오늘 그 끝을 만났다. 지금 마음이야 다시 걷지 않겠다는 생각이지만 장담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길이 있어서 걸었고, 그 길에서 어려움과 즐거움이 함께 있었다. 길을 만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길은 인생길과 비슷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화의 길 16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