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에 살짝 안개가 내려 있다. 지대가 높아서 그런 것 같다.
진부령미술관에서 31코스를 이용하려고 주변을 둘러보아도 찾을 수가 없어서 바로 보이는 31-1코스를 따라갔다. 진부령 정상이라고 쓴 이정표 밑에는 반달곰이 산을 바라보는 모형을 실감하게 만들어 놓았다. 안개가 더 짙으면 진짜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백두대간 진부령을 뒤로하고 내려가는 도로는 경사가 심하다. 아침이라 차들이 없어서 도로의 가장 최단 거리로 내려갔다. 멀리 산 아래에서는 해가 떠오르는 것 같다.
내려가는 도로의 작은 공원을 지나서 급한 경사가 완만해진 부근에 고성군 특산물 판매장이 서 있다. 이곳으로 지나는 차량이 많이 없는지 문을 닫고,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건물이 흉물스럽다.
내려가면서 처음 만난 마을이 진부리이다. 진부리 옆의 계곡은 맑아 보인다.
한 시간 정도 내려가니 소똥령 숲길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라 한다.
이번 코스의 절반이 소똥령 숲길을 지난다. 소똥령으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긴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건너니까 출렁거림이 상당히 심하다.
소똥령길은 옛날 과거를 보러 가던 길로서 산속이 험하여 산적들이 나타났다는 곳이다. 지금도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소똥령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한 산길로 오르막이 상당하다.
이렇게 시작한 소똥령 산길은 숲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다. 소똥령 1봉을 상당히 힘들게 오르고, 소똥령 2봉과 3봉은 높은 곳에서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오르기 쉬웠다.
소똥령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오르막보다 더 가파른 느낌이다. 거의 다 내려와서는 소똥령 유아 체험원이 있다. 이곳에 잘 생긴 적송들과 유아에 맞은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소똥령을 다 내려오면 소똥령 마을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팜 하우스를 특이하게 만들어 놓고, 주위에 예쁜 꽃들로 치장을 해놓은 곳이 좋아 보인다.
이곳에서 개량 나리꽃과 노란색 접시꽃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 코스는 32-1코스로 갔다. 33코스는 군 통제구역으로 차량 이동은 가능하나 도보 이동이 불가하므로 33-1코스와 연계해서 가기 위해서는 32-1코스를 가야 한다.
농노를 계속 가다가 북천을 만나서, 북천을 따라가는 코스이다.
군부대 뒤의 북천 코스를 따라가니까 주변에 사격장에서 사격을 하는 중이다. 그래도 돌아서 북천을 따라 걸었다. 이 코스의 개울 이름도 북천이었고, 너무 지루할 정도로 긴 거리이다. 그 북천 둑길을 오래 걸었다.
고성읍이 보이는 곳에서 걷다가
북천교를 건너 다시 반대편 둑을 따라 걸었다. 그 길은 방금 제초작업을 했는지 풀냄새가 나는 길이고, 길옆으로 심은 가로수는 목 백일홍이다. 조금 더 가니까 제초 작업하는 인부들이 단체로 그늘에서 누워서 자고 있다. 너무 더워서 작업을 못 하는 것 같다.
그 길을 내려가면 큰 도롯가에 노송 4그루가 서 있다. 이 노송들은 과거 방풍림이었는데, 수령이 150년이라고 한다.
노송 건너편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탑, 월남전 참전 기념탑, 충혼탑까지 서 있다.
...
앞에 보이는 도로에 통일전망대와 화진포 이정표를 따라가면, 곧 바다가 나올 것 같다.
북 천이 바다로 들어가는 곳에 연어의 고향, 고성이라는 조형물이 서 있고 주변에 적송으로 잘 만들어진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길을 따라가면 북천철교와 만난다.
이곳에서 또 만나는 것이 있었다. 해파랑길과도 만났다. 평화의 길이 우회 길이어서 해파랑길과 만난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이정표나 리본은 같은 방향이라 나란히 달린 곳이 많다.
아치형 다리에서 바다가 잠깐 보이고는 다시 왼쪽으로 돌아서 가는 길이라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한참을 가서 다시 바다 쪽으로 코스가 간다. 멀리 바닷가의 방풍림이 들어선 곳으로 가니까, 곧 시원한 길을 걷겠다고 예상했었다. 방풍림에 가서는 철망이 쳐져 있고, 그 옆으로 난 길을 가니까 별로 시원한 길도 아니다.
방풍림이 끝나는 곳에서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집 집마다 민박이라고 붙여져 있다.
반암 항을 지나서 멀리 거진 항이 보인다.
거진항으로 가는 길은 도로 길을 걸어갔다. 가로수인 곰솔이 크지 않아 햇볕도 가려주지 못한다.
따가운 햇볕은 받으며 거진 해수욕장을 지나갔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캠핑카와 텐트로 만원이다.
거진항을 보면서 오늘은 쉬기로 하고 내일 오전에 코리아 둘레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