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여행을 마무리하면서(1)

by 안종익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인생 후반부는 여행하면서, 즐겁게, 살아온 삶을 돌아 보고 푼 마음을 갖는다. 나 역시 그랬다.

시작을 코로라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무식할 정도로 용감하게 낯선 곳에 날아갔다. 세계를 여행한다고 마음은 부풀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어디라도 사람 사는 곳이라 생각하고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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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행지는 이스탄불로 정하고 항공권과 숙소를 앱으로 예약했다. 그리고 떠난 것이다. 이코노미석 항공권을 가지고, 사람들이 몇 명 없는 줄인 비즈니스석 설 정도로 미숙한 여행자였다.

2022년 4월 7일에 이스탄블행 비행기 타고,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으로 향하면서 세계 일주 여행이 시작됐다.


영어가 많이 미숙해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의존한 여행 방법은 각종 앱과 그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인터넷 여행 기록이었다. 그래도 낯선 땅에서 눈에 익지 않은 사람들을 보는 재미와 새로운 문화와 유적들이 두려움보다는 흥미를 주었다.

이스탄불에서 고등어 케밥을 찾으려 다녔던 일과 소피아 성당의 웅장함이 기억난다. 그런데 그곳 여행이 끝나가는데도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을 정도의 자유로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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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행지는 거리 구경을 하다 여행사 창문에 붙은 카파도키아의 선전 포스터를 보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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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는 숙소도 정하지 않고 일단 공항에 내렸다.

내린 공항은 허허벌판에 홀로 있었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카파도키아의 볼거리 중심인 괴뢰메 마을로 가야 했다. 그래도 여행비를 아끼려고 어두워지는 시간까지 흥정하기도 했다. 괴뢰메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어두운 밤이었다.

숙소를 잡으려고 돌아다녔지만, 그날이 토요일이라 숙소가 거의 만 원이었다. 어두워진 밤에 낯선 곳을 돌고 돌다가 갔던 집에 또 가니까, 말이 통하지 않은 머리 흰 동양인이 안쓰러워 숙소를 대신 전화해 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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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가려고 지도를 보니, 바로 옆이었다. 지중해를 건너는 배편을 찾아다녔지만, 두 나라는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왕래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늦은 밤에 아테네 공항에 내렸는데, 예약한 택시가 오지 않아 무작정 기다렸다. 늦은 밤 낯선 공항에서 호객 행위 하는 덩치 큰 사람들에게 두려움도 느꼈다.


아테네 고대 그리스 유적은 볼거리가 많았지만, 여기서 홀로 다니는 외로움을 처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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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주변의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을 보고서 조상도 잘 만나면 복이라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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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지막 여행지 밀라노 중앙역에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유럽의 모든 기차가 이곳을 지나도록 그리이스 건축물처럼 웅장하게 지은 독재자 뭇솔린을 생각하면 역 앞 광장에 한참 멍 때렸다. 뭇솔린이 전쟁에 지고 끝내, 군중에 잡혀서 그 애인과 끌려다니다 그 시체가 역 앞 광장에 매달린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그러다가 여행자라면 가고 싶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들어갔다. 마드리드의 밤의 야경과 수많은 여행자들과 같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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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가서 생각난 것이 산티아고 길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여행이지만, 눈으로 보고 걷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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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례자의 길에서 손을 잡고 마지막 인생길을 같이 걸어가는 모습처럼 보이는 노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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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걷는 할아버지, 온 가족이 함께 걷는 모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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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을 지날 때 마침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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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벌어진 춤판에 브라질 국기 표시가 있는 순례자들이 단체로 춤을 추면서 즐기는 모양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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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을 마치고 다시 스페인 땅끝 마을에 가서, 그곳에서 옛 순례자들이 의식처럼 신고 온 신발과 옷들을 대서양이 보이는 땅끝 언덕에 벗어 놓고 돌아섰다. 지금까지 시름을 모두 대서양에 남겨 놓고 온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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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여러 번 만났던 동갑내기 프랑스 여자를 떠나는 날 산티아고 역에서 다시 만났다. 그 여자는 프랑스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때 미묘한 아쉬운 이별의 감정도 느꼈다. 진짜 다시는 보지 못 보는 그런 인연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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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가 아름답다는 포르투에서 도루강으로 해가 넘어가는 황홀한 광경을 모루 공원에서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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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대서양 땅끝마을 까보다로까르를 찾아서 한 시간 버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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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바닷가 언덕 위에서 대서양을 바라보고 색다른 여행자의 감정을 오랫동안 앉아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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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정이 깊어서인지, 돌아오는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가 버렸다. 낯선 곳에서 당황도 했지만, 다시 돌아왔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다 작품 건물을 찾아다니면서 아름다운 건물을 많이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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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탈 루나 광장에서 비둘기 떼가 사람과 놀고, 관광객들과 음악이 즐겁게 어우러진 풍류가 있는 곳에서 한나절 멍 때리기도 했었다.


그때까지 느낀 여행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인 파리 센 강변에 앉아, 에펠탑을 올려다보며 저물어가는 저녁놀과 유람선을 보며 한잔하는 낭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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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파리 숙소에서 친절하게 생긴 남미 사람에게 가진 현금을 도난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여권과 카드는 내가 보이도록 떨어뜨려 주고 갔다.


처음 간 자유여행은 3개월을 다녔다. 여행의 마지막은 도버 해협을 배를 타고 건너면서 아름다운 낙조를 보는 추억을 만들었다. 런던의 버킹검궁 앞에서는 오래 돌아다닌 표시가 날 정도로 수염이 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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