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다리 짚었다

by 안종익

70년대 부모 세대는 가난했다. 그들의 부모님은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이다.

이 세대는 힘들게 먹고사는 걸 보고, 자라서 부모가 된 세대이다. 그래도 그 또래 중에 부모 잘 만나, 일본이나 서울에서 학교 한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학교 한 또래가 공무원도 하고, 잘 사는 것도 보았다. 물론 학교 시킨 부모들은 토지가 많거나 조상부터 잘 살던 사람들이다. 그때 학교는 부자들이 가는 곳이었다.

보통의 70년대 부모들은 집안이 가난해서 못 배운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가난한 부모님에게 물려받는 것도 변변치 않았다. 부자네 자식들이 공부해 잘 사는 것을 보고, 먹고살기 바빠 기회가 없던 것을 가슴 아파했었다.


그들이 부모가 되자, 기를 쓰고 자식들을 학교에 보냈다. 자기들이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들이 대신 푼다는 마음이었다. 학교 해야 가난에서 벗어나고, 가문도 일어선다는 생각도 했다. 학교만 하면 돈도 벌고, 출세하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농사일이 힘드니까 자식들은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하게 하려는 것도 그 이유에 들어간다.


그래도 이 세대는 먹고는 사니까, 한 푼이라도 아껴 자식들 학교 시켰다. 때로는 조상에게 물려받은 토지를 팔았다. 학교를 시키면 돈도 벌고 출세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 시기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 학교 가지 못한 사람은 공부가 안되는 사람이나 지독히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공부가 안되는 사람도 돈이 많으면, 어느 곳이나 입학시켜 주면 먼 곳이라도 유학 보냈다.

이 시기에 유행한 말이 “우골탑”이었다. 학비가 급하면, 농사에 필수인 소를 파는 것이다. 그래서 신성한 대학의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라 부른 것이다. 그것이 자식을 위한 길이고, 가장 최선이라 생각한 것이다.


자식들을 학교 시키기에 올인 한 것은, 먼저는 자식을 위한 것이고 다음은 자신들도 늙으면 부양 받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때는 의료가 발달해 한집에 보통 5~6명이 넘었다. 그래서 돈이 여의치 않으면 자식들을 선별해 학교를 시켰다. 아들을 우선으로 학교 시키고, 딸은 공장으로 보내서 그 아들 학비를 벌게 하였다. 그때 만일 형편이 더 어려우면 가능성이 있는 아들을 위해서 다른 아들까지 희생시키면서 학교를 보냈다. 학교를 해서, 한 사람만 성공하면 다른 사람도 살길이 열린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또 고등학교만 나오면 어떻게 될 줄 알았다. 그리고 대학도 가능하면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고등까지 보내도 나중에는 공장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학 나온 사람도 그렇게 뛰어나게 출세하거나, 돈을 번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간혹 공부해서 출세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냥 보통 사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공부 안 해도 살만한 시대가 온 것이다.

문제는 초등학교 나온 사람도 돈을 많이 벌 정도로 고도성장이 이루어진 것이다. 고등학교 나오면 그만큼 출발이 늦은 경우가 허다했다.

이때 공부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돈을 우선시하는 자본주의로 중심이 옮겨갔다.


그 당시 대도시 변두리에 비슷한 형편인 두 부모가 있었다. 지금은 그 변두리가 도심이 되었다. 한 부모는 학교 시키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 토지를 팔아서 서울로 대학을 보냈다. 다른 부모는 토지가 아까워 고등학교만 시키고, 토지를 팔지 않았다. 그 토지를 물려주었다.

현재는 대학 나온 사람은 은행에 퇴직해 평범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고등 나온 사람은 그 토지를 물려받아 주변에 살면서 엄청난 부자가 되어, 지역 유지가 되었다고 한다. 땅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부모님들이 이렇게 되리라 예상치 못한 것이다. 만일 예상을 했다면 아마 토지 팔아 학교를 시키는 것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치관도 벼슬이나 전통적인 사고에서 자본주의 만능으로 흘러갔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아마도 그 시절 부모님들이 시대 흐름을 예상치 못한 것이다. 지금 그분들이 거의 돌아가셨다. 그래도 자식들을 많이 교육시켜서 나라 발전에 일조했다.


지금 부모 세대는 공부시키는 문제보다, 잘할 수 있는 걸 찾는 데 도움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공부 머리(IQ)가 되는 아이는 여전히 공부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쉬울 것이다. 공부 머리가 안 되면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힘들지 않다. 공부 머리가 안 되는데 계속 고집해서 경쟁하면 이길 수가 없다. 사회가 다변화되어 다른 방향으로 가면 성공할 수 있다. 그런 방향은 수없이 많이 있다. 그 재능(EQ, MQ, PQ, SQ, CQ 등)을 알아서 그 방향으로 가야 그 아이도 경쟁력이 있고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부모들의 역할이 시대 흐름 따라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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