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BLANK Jan 30. 2020

괜찮아마을 3기 '작은 성공 프로젝트'

개인의 문제를 공동의 힘으로, 자립에 대한 상상

“우리, 같이 일해 볼래요?”


괜찮아마을 3기 '작은성공 프로젝트'는 2019년 더운 여름날 공장공장 명호, 동우 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BLANK와 공장공장은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아는 사이였지만 일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죠. 서울과 목포에서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지향과 가치는 비슷했지만, 주로 하는 일의 궤적이 조금 달랐기에 협업에 대한 상상은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여름 작은도시기획자들 목포 MT에서


서로의 활동을 묵묵히 응원하던 중,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교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지원사업 '연결의 가능성'을 계기로 함께 일할 기회가 닿았습니다. 공장공장은 서울, 수도권 등 대도시권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청년들이 목포 지역에 내려와 쉬고, 일하며 전환의 시간과 지방 정착을 상상하는 '괜찮아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BLANK는 지속가능한 지방 소도시로의 확장을 고민하는 시점이 절묘하게 맞물렸죠. 



괜찮아마을은 

지방 도시에 작은 마을을 만듭니다

- 돌아다니는 여행 말고 함께 여행처럼 사는 마을을 만듭니다.

- 바다, 산, 섬 등 아름다운 환경과 평화로운 마을에서 지냅니다.

- 직접 시장을 열고 축제를 만들고 지친 청년들을 위로합니다.

- 종교, 정치를 초월한 평화와 조화를 꿈꾸는 마을을 만듭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냅니다

- 때때로 목적이 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 문화적, 사회적, 지구 평화를 위한 고민을 합니다.


비슷한 사람들이 모입니다

- 조금 다르다고 아무도 손가락질 하지 않습니다.

-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서 할 수 있습니다.

- 어떤 직업과 가치관도 괜찮습니다.

-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무엇이든 현실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공장공장과 BLANK는 2019년 하반기에 진행한 괜찮아마을 3기 DIY 프로그램 '작은 성공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괜찮아마을 3기 참가자들이 목포 원도심의 빈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보는 DIY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장공장과 BLANK는 교육 기획, 공간 기획에 대한 경험은 있었지만, 공간을 직접 만드는 작업 경험은 부족했죠. 그래서 평소 BLANK와 알고 지내던 디자인팀 스튜디오 트로피크에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스튜디오 트로피크는 청소년, 청년과 함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도 있었고, 카페, 갤러리 등 작은 공간을 잘 만드는 팀이라 이번 '작은 성공 프로젝트'를 꼭 함께하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목포의 풍광과 사용자와 함께 빈 공간을 쓸모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의미를 어필하며 스튜디오 트로피크를 꼬드겼는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먼 거리와 빠듯한 예산에도 흔쾌히 참여해 주었습니다.


공장공장 X BLANK X 스튜디오 트로피크 기획회의 중


서울과 목포에서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작은 성공 프로젝트'가 참가자들이 따로 또 같이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보며 자립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전시형태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괜찮아마을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전시를 기획하되, 한정된 시간과 예산, 공간 규모 등을 고려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전시하고 싶은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기획캠프', 기획캠프에서 도출된 기획안에 따라 직접 전시 공간을 만들어보는 '제작캠프', 전시 운영 계획을 고민하는 '실행캠프' 등 단계별로 나누어 진행했죠. 공장공장, BLANK, 스튜디오 트로피크 모든 단계에 참여하지만, 각 사 핵심역량에 따라 기획캠프는 BLANK가, 제작캠프는 스튜디오 트로피크가, 실행캠프와 전체 조율은 공장공장이 주 강사를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기획캠프 '빈집 상상'

기획캠프 - 빈집 라운딩

기획캠프는 목포 원도심의 빈집을 쓸모있는 공간으로 상상해보고 전시 아이템으로 구체화하는 워크숍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본격적인 '빈집 상상' 기획캠프 워크숍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공장공장, BLANK, 스튜디오 트로피크의 단계별 역할과 '작은 성공 프로젝트' 로드맵을 공유하였습니다. 이후 현실감 있는 상상을 위해 목포 원도심의 빈집들을 돌아다니며 전시를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사전에 전시 공간으로 조성될 대상지의 구조, 실측 등 공간 정보를 3D로 미리 숙지한 뒤 공간 라운딩을 진행하였습니다. 


기획캠프- 기획안 공유

빈집 라운딩 이후 전시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기획 워크숍을 진행하였는데요. 빈집에서 개인 또는 팀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시로 어떻게 담을 것인지 논의하고, 한정된 시간과 공간, 예산 등 현실적인 변수를 고려하여 기획안을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목포 원도심 그림 컬러링 체험, 얼굴을 보지 않고 듣고만 그려주는 초상화, 지역 제철 과일인 무화과로 만든 빵,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식 책 출판,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가벽 등 다채로운 전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기획안 작성 후, 각 팀의 기획안을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기획캠프 - 가구 오브제 모형 만들기

참가자들이 팀별로 하고 싶은 전시를 진행하지만, 전체 톤 앤 매너를 잡아줄 장치로 가구 오브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요. 그래서 참가자들이 전시에서 활용할 가구 오브제를 직접 구상하고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기획안을 바탕으로 가구 오브제 형태를 디자인하고, 모형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실제 공간 스케일에 맞추어 모형을 만들어보고, 제작캠프에서 멘토이자 제작자로 참여할 스튜디오 트로피크 팀과 긴밀히 논의해 가며 디자인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제작캠프 'Together Do It Yourself'

제작캠프 - 사전 청소 및 공구 교육


제작캠프 전,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던 쓰레기와 폐기물을 정리하고, 전기, 도장 등 전시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도 함께 진행했죠. 많은 사람이 한줌한줌 손 보태니 반나절 만에 끝이 났습니다. 다음날에는 요즘 핫한 여기공 팀의 세모 씨와 인다 씨와 함께 공구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랐던 공구들의 사용법을 배웠죠. 전동 드릴, 톱, 타카, 실리콘 총 등 여러 공구를 직접 다루는 연습을 했답니다.


제작캠프 - 공간 조성 및 가구 오브제 작업

제작캠프는 비어있던 해안로 건물을 전시 공간 겸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진행되었는데요. 건물 1층을 모두를 위한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고, 2층을 참가자들의 전시가 열리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제작 공정에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사전에 트로피크 팀이 참가자들이 만든 기획안과 가구 오브제 도면을 참고하여 제작에 용이한 키트(kit) 형태로 준비했죠. 팀별로 디자인한 가구 오브제 키트를 여러 공구를 활용해 조립하고, 1층 커뮤니티 공간에 들어선 가구도 직접 페인트칠도 했답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디테일한 부분과 전체 마감은 트로피크 팀의 손을 빌렸습니다. 


바글바글마켓 - 1층 커뮤니티 공간



포기할 줄 모르고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한 '바글바글마켓'

2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2019년 11월 26일 오후 작은 성공 선포식인 전시 '바글바글마켓'이 열렸습니다.  2층에서는 전시 프로그램인 '바글바글 실험소'는 참가자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 코너와 직접 제작한 굿즈를 판매하는 마켓 코너가 함께 열렸습니다. 1층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다양한 축하 공연이 열리는 '예술인 공개소' 프로그램이 열렸습니다. 괜찮아마을 참가자의 가족과 친구, 주변 이웃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전시를 찾아주셨는데요. 참가자들이 그간 고생하며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보며 축하해 주고, 정성스레 만든 굿즈를 구매해 주셨답니다. '전시'라는 열매를 맺기까지 처음부터 함께 고생한 괜찮아마을 참가자, 공장공장, BLANK, 스튜디오 트로피크 등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작은 성공 선포식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자립:自立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우리는 자립을 상상할 때,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않는 해석에 더 많은 무게를 두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 독립된 존재로서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립’은 의무이자 미덕처럼 여겨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청년 세대는 잘 돼도 ‘내 탓’, 잘 안 돼도 ‘내 탓'을 하며 홀로 자립을 해석해 왔던 거 같습니다. 자립의 의미를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않는’ 전제조건보다 ‘스스로 섬’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어 자립에 대해 다른 상상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랍니다.


BLANK가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괜찮아마을 참가자, 공장공장, 스튜디오 트로피크 등 함께 한 파트너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좋은 결과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프로젝트명 목포 괜찮아마을 3기 '작은 성공 프로젝트'

위치 바글바글_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229번길 13

기간 2019년 8월 ~ 2019년 12월


기획 공장공장, BLANK, 스튜디오 트로피크

디자인/제작 스튜디오 트로피크

바글바글마켓 전시 운영 괜찮아마을 3기, 공장공장

사진 공장공장, 스튜디오 트로피크

 김세중

매거진의 이전글 도봉구 마을활력소 공유공간 기획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