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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K Jan 30. 2020

경동시장 청년몰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청년상인 창업공간

경동시장은 1960년 6월 공설시장 개설 허가를 받은 후, 모든 농산물을 골고루 갖춘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약재의 주산지인 강원도 등과 철도 및 도로로 편리하게 연결되면서 급속히 발전하여 한약재의 70%가 유통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1980년 시장 근대화 사업을 거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쇠락하여 현재는 유동 인구 55%가 60세 이상일 만큼 젊은 층의 발길이 뜸해지고 공실률도 60%에 이를 정도로 빈 점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동시장 상인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시장 내 유휴공간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유치하고,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등 장을 보며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점포 매출이 평균 30% 늘고, 20-30대 젊은 고객도 70%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 젊은 층이 방문할만한 상점이 부족하고, 버려지거나 관리되지 않은 공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청년몰 사업’은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청년상인을 입점, 육성하여 전통시장 활력제고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35개 시장, 489개 점포가 지원을 받았습니다. 경동시장은 2018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장기간 비어있던 900㎡의 공간에 20개의 청년상점 운영을 지원받게 되었고, 블랭크는 VMD 전문기업 ‘가보샵’과 함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였습니다.


경동시장 신관 3층에 위치한 청년몰 사업 대상지 (변경전)


경동시장 청년몰 설계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청년몰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상권에 입지하고 있어 고객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청년상인 대부분이 창업 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으로 전문성과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문을 닫는 점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489개 점포 중 40%인 229개 점포가 휴・폐업 상태이고, 월평균 매출액 역시 338만원으로 전체 음식점업 평균 매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2019년 6월 기준)


청년몰 디자인 역시 다양한 성격의 점포가 맥락 없이 혼재되어 있다 보니 머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 정체되어 있습니다. 경동시장 청년몰은 장소성, 쾌적성, 편의성을 목표로 ‘모두를 위한 몰(mall for all)’이라는 설계 개념을 정하고, 골목(alley)과 중정(court), 무대(stage), 주방(kitchen)을 중심으로 오래 머물고 싶은 쾌적한 공간을 계획하였습니다.



3층이라는 입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양쪽으로 분리된 수직 동선을 연결하는 매력적인 골목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였고, 가로와 점포, 공유공간의 배치에 따라 연속형, 분산형, 순환형 대안을 검토하였습니다. 20개의 점포를 크래프트 존, 디저트 존, 푸드 존으로 구분하고, 중정, 무대, 주방 등 공유공간을 교차 배치하여 머무는 공간이 풍부한 골목길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1) 대안1 : 연속형

지그재그 가로가 만드는 매력적인 골목길

2) 대안2 : 분산형

프로그램 분산 배치로 풍부한 사이공간

3) 대안3 : 순환형

모든 길이 효율적으로 연결되는 열린 공갅


점포의 입지, 규모, 효율,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분산형 배치가 최종 결정되었고, 사업단, 청년상인, 상인회, 관리사무소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여러 차례 디자인 회의를 거쳐 최종 계획안이 확정되었습니다. 기본설계안이 확정된 이후 블랭크에서는 건축, 전기, 기계 부문의 실시설계를 진행하였고, 가보샵에서는 인테리어, 사이니지, 스타일링 부문의 특화설계를 진행하였습니다. 


전체 조감도
메인홀과 이벤트 거리
공윺부엌과 푸드 존
디저트 존과 크래프트 존


청년몰 사업의 특성상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디자인이 발전되는 과정에서 많은 변경이 있었습니다. 청년상인이 선정되는 과정과 점포 배치 계획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업종에 따라 점포 위치나 규모에 대한 변경이 잦았고, 건축과 인테리어 부문의 과업 범위가 모호하여 실시설계 단계에서 특화설계 내용을 반영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건물의 노후도가 심해 전기, 기계, 설비 등 기반시설 내역 비중이 높아 건축과 인테리어 부문에서 계획한 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메인홀과 이벤트거리
공유부엌
푸드 존
디저트 존
크래프트 존


경동시장 청년몰은 설계 납품 이후 3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2019년 8월 오픈하였습니다. 최종 선정된 20명의 청년상인이 한식, 중식, 분식 등 7개의 식당과 제빵, 제과 등 7개의 디저트 카페, 가죽공예, 패브릭, 플라워 등 6개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청년몰 사업은 다른 지역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청년몰 사업을 비판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동시장 청년몰 설계를 하며 점포 운영이 잘 안 되고, 휴・폐업율이 높은 이유가 단순히 청년상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입지와 의사결정 방식의 한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 내에서도 유동인구 자체가 없는 곳에서 상인의 역량이나 공간 디자인만으로 활력을 가져오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한, 한시적인 사업단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누구도 책임이나 권한을 갖기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에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준공 후 입점이 완료된 경동시장 청년몰 <서울 훼미리>


블랭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설계에만 참여했지만, 기획이나 운영 단계에서 공공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청년몰 사업이 단순히 잘 디자인된 공간을 만드는 일을 넘어 운영자들이 오너십을 갖는 구조로 전환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청년몰 조성사업 : https://www.semas.or.kr/web/SUP01/SUP0119/SUP011901.kmdc





프로젝트명 경동시장 청년몰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용역

발주처 경동시장 청년몰 조성사업단

위치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경동시장 신관 3층

프로그램 판매시설

규모 지하 1층 / 지상 3층

계획면적 지상3층 900㎡

건물 준공연도 1981.08

프로젝트 기간 2019.02 - 2019.05


작업자 BLANK

기본/실시설계 문승규, 손희경, 김지연 디자이너

특화설계 파트너 주식회사 가보샵

시공 주식회사 에이치씨앤씨건축

글 문승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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