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시 일자리카페는 최신 일자리 정보 제공, 취업상담 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부터 스터디룸 대여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종로, 신촌을 비롯한 서울 전역 청년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자리카페는 서울시가 2016년 2월에 발표한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의 하나로, 민간 취업포털과 취업지원 기관 등이 협업하여 최신 일자리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BLANK는 기존에 상담 및 사무공간으로 활용 중이던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1층 공간을 일자리카페로 전환하는 기획과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총면적은 991.7m2(300평)로 BLANK가 그동안 설계한 공간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유공간 설계 프로젝트였습니다. 공간설계에 들어가기 앞서 저희는 취업 준비 청년들이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공간이 아니라, 커뮤니티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공유하며 서로 작당을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같은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을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서울 일자리-도서관(Seoul Job's Library)’ 개념을 도입하여 서울의 일자리를 책처럼 분류, 수집하고, 언제든 관련 정보를 얻거나 대출(일자리 상담-일 경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였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일자리 정보 제공 체계보다는 공간에서 발생할 다양한 경험에 집중하여 디자인하였습니다.
일자리카페는 크게 커뮤니티 공간, 상담공간, 업무공간, 스터디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커뮤니티 공간은 들어오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육각형 좌식 스탠드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입식 가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BLANK에서 디자인한 커뮤니티 공간의 구성요소로 계단식 스탠드 구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육각형 스탠드에서는 조금 더 작은 그룹의 커뮤니티가 집중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면 유리를 통해 외부로 보이는 활기찬 공간 모습에서 청년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담공간은 기존의 상담공간과 다르게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한쪽 벽면이 오렌지 톤으로 되어있는 집 모양의 상담공간에서는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지는 공간으로, 사선 모양의 상담공간에서는 조금 더 집중된 이야기들이 오가는 공간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업무공간은 관리자 동선과 사용자 동선을 고려하여 업무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곳에 배치하였습니다. ‘좋은 결정은 복도나 식당에서의 즉흥적 만남과 토론에서 출발한다'는 문장을 공간으로 표현하기 위해 복도와 업무공간의 경계를 화이트보드 무빙월과 이동식 소파로 구분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토론되고 결정되는 모든 이야기들이 조직 안에서 매몰되지 않고 청년들을 위한 좋은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디자인하였습니다.
스터디 공간은 1인부터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별 실로 구성되어 있는 1인 좌식 스터디룸과 서서 자유롭게 스터디할 수 있는 1인 스탠드 스터디룸, 4-6명이 집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6인 스터디룸을 계획하였습니다. 또한 스터디룸 사이에 위치한 4개의 8인 테이블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공간의 하드웨어는 완성되었고 앞으로 채워질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청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운영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운영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일단 공간부터 만들고자 하는 공공의 인식이었습니다. 공유공간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공유공간 기획자나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자리 이슈가 이 공간에서 다양한 모습과 방식으로 채워지길 기대합니다.
/기획 및 설계 : 김지연 손희경
/감리 : 김지연
/공사 : 포스
/사전기획 : 9월 16일~10월 16일
/실시설계 : 10월 17일~11월 18일
/시공감리 : 11월 19일~12월 26일
/위치 : 서울 중구 삼일대로 363 장교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