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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kplayground Sep 16. 2023

잘 챙겨주길 원해서 하는 말

우리는 예전 세대에 머물러 있다.

잘 챙겨주길 원해서 하는 말,
우리는 예전 세대에 머물러 있다.

남자의 역할과 여자의 역할.
아직 나는 가부장의 시대에 살고 있다.

회사 점심에 콩나물국이 나왔는데
맛있다는 말을 했더니 동료는 이거 콩나물국인데
라고 이야기했고, 그 콩나물국이 오랜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 말을 전한다.
다시 말해 집에서 콩나물국도 먹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빨래를 하면서 오늘은 바지 여분이 몇 개 남았는지
모르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건 몇 개 여분이 있는지 모르지? 되물었더니
잘 챙길게라는 말을 원한다고 했다.

잘 챙겨 주길 원해서 하는 말들이 나에게는
여자의 역할로 다가온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왜 그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는 마음 때문에
화부터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나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말로
그 화를 대신할 때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요즘 세상을 살면서
예전 세대의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라는 답답한 굴레에
아직 머물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요즘 세상에 사는 우리
생각도 요즘 세상에서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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