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1

by 복희

대한민국에 입국하려면 입국 가능한 비자를 갖고 있어야 하고, 입국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비자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리턴 티켓이 없거나 입국 목적이 불분명 하면 입국심사에서 입국거절이 되고, 그 즉시 해당 승객은 입국불허승객이 된다. 우리는 그들을 INAD(Inadmissible Passenger) 승객이라 부른다.


"여보세요, 법무부 입니다. xx항공사 인애드 승객 나왔습니다. 법무부 입국 재심실로 오세요."


항공사는 인애드승객을 법무부에서 데리고 나와 출국대기실로 안내하는데, 인애드승객은 출국때까지 이곳에 머물며 밥도 먹고 잠도 자게 된다. 항공사의 임무는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인애드 승객을 본국으로 보내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항공사에서 보통 인애드 승객들은 필리핀, 스리랑카,콜롬보,네팔 국적으로 일을 하러 왔으나 관광비자로 입국시도를 한 경우가 대다수다. 한국에 왔다가 입국이 안되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들어온게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해 빨리 본국으로 돌려보내는게 쉽지 않다.


이번에 발생한 인애드승객은 네팔 국적 승객으로 양복을 입고 사원증 목걸이도 걸고 있었다.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는 말에 승객은 중요한 비지니스 미팅이 있어 무슨일이 있어도 꼭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고 했다. 양복을 입고 있고, 어느 회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원증을 걸고 있어도 전혀 비지니스맨 같아 보이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승객은 네팔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하지 않았고, 입국대기실과 법무부에서는 우리 항공사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당장 본국으로 송환하라고 재촉했다.


승객에게 당장 네팔로 돌아가는 티켓을 사지 않으면 큰일난다라고 협박도 하고, 이번에는 한국 입국이 어렵지만 일단 네팔로 먼저 돌아가서 다시 준비를 한 다음에 다시 한국에 오는게 더 낫지 않겠냐는 설득과 애원을 해도 꿈쩍도 안 하던 승객이 갑자기 오늘 바로 네팔로 가겠다고 한다. 한국입국이 불허된지 3일째되던 날이다.


가겠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싶어 일사천리로 출국준비를 마친 뒤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비행기 게이트로 승객과 함께 갔다. 승객의 여권과 출국서류를 승무원에게 전달하고 인애드 승객이 비행기를 타는것까지 확인하였다. 거기까지가 나의 일이었다. 여전히 양복을 입은 모습의 인애드 승객은 모든걸 내려놔서 인지 표정이 한결 가벼워 보였고 나를 보며 살짝 웃기까지 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서 걸어 나오는 순간 갑자기 무전기가 울렸다


"인애드 승객 비행기 탑승하자마자 쓰러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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