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8개월 하고 9일째인 우리 아이는 요즘 자기주장이 강해져서 인지 짜증이 부척 심해졌다. 예전에는 아무거나 줘도 잘 먹던 아이가 요즘에는 자기 마음에 드는 반찬이 아니면 뱉어내기 일쑤이다. 또 혼자서도 곧잘 놀던 아이인데 계속 내 옆에 붙어서 하루 종일 칭얼칭얼에, 반응을 안 해주면 내 머리를 잡아 뜯고 한시도 누워있지를 못하게 만든다.
거기에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우는 바람에 물 갔다주랴 쪽쪽이 찾아주랴 수발 아닌 수발을 드느라 잠도 설쳤다. 덕분에 7시 기상이 웬 말, 9시에 겨우 일어나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평소보다 늦게 아침을 먹었다. 에너지 넘치는 우리 아기는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게 놀다 낮잠시간이 되자 또 한바탕 울음을 쏟아낸 다음에야 잠이 들었다. 덕분에 이제야 잠시나마 숨을 돌릴 시간이 주어졌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몸도 너무 피곤하고, 머리도 잘 안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또 브런치에서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내 글이 너무나 부족하게만 느껴져 자꾸만 비교가 된다. 출간 작가부터 여행이나 독서, 운동 등 자신만의 콘텐츠로 확실한 색을 만들어가는 작가들이 많은 브런치에서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이런 고민까지 더해져 머리가 더 지끈거린다.
생각해 보면 나는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어떠한 부와 명예를 1도 기대하지 않는다. 단순히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행위만으로도 전업 맘인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또 창고에 곳간 쌓이듯 차곡차곡 쌓다 보면 언젠가는 창고 대방출할 날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상상도 글쓰기의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힘들면 쉬어가면 되고, 쓸 말이 없으면 아무거나 일단 써보면 된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뭐 그리 힘주고 있었나 싶은 나다.
쉬고 싶으면 쉬어가면 되고 쓰고 싶으면 쓰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면 죽이든 밥이든 뭐라도 나오지 않겠나. 그러니 남의 브런치 그만 부러워하고 내 페이스에 집중할 것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