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일 Jul 06. 2022

영국을 통해 바라보는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관계성

언덕을 지나 문명의 발전에서 인류의 발전을 이룩한다

 

서문 - 교육의 목적

시대의 흐름에 따른 교육의 변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며 수단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구조론연구소의 김동렬 연구원은 “교육은 인간 내부에 감추어져 있는 재능을 끌어내는 것이다. 교육의 참된 의미는 고립되어 있는 개인의 능력을 보다 넓은 사회로 끌어내어 공동체의 집단지능과 연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게 하는데 있다.” 고 이야기 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육을 받는 본인 스스로를 위함에 그치지 않고 인류를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데 있다. 교육은 미숙한 사람을 성숙하게 하는 것이다. 교육은 선생이 학생에게 하는 것으로 선생은 학생이 가는 길을 먼저 간 사람이다. 선생의 역할은 학생이 자신의 앞길을 걸어가는데 있어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해주고,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더라도 받아들이는 방식을 스스로가 잘 체득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학생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전인적 인간으로 양육하는 것이 선생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자 피터 그레이에 따르면, 교육은 그 시대의 변화에 맞게 이제까지 지속적으로 모습을 달리해왔지만, 교육의 목적은 인간의 삶에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길러내는 것으로 동일하다고 한다. 수세기전 인류가 사냥을 하기 위해 터전을 옮기며 살았을 시절에는, 사냥하는 방법과 이동식 터전을 짓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었다. 시간이 지나 정착 생활을 하고 나서부터는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었다. 그리고 신석기 혁명이 발생하고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교육은 보다 구체화되고 인류의 삶에 중점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동을 자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식물과 동물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에 목축과 곡물을 재배하는 일에 대해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교육 또한 사냥과 이동식 움막을 짓는 법을 가르치는 일에서 농경생활을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집을 짓는 법, 같은 부족끼리 관계를 맺는 법 등 인류가 이제는 점차 안정적으로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러 나라가 생기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을 하기 시작하며 인류는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했고, 근대사회로 넘어와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그리고 현재 현대사회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오랜 시간동안 끊임없이 변해왔던 문명의 모습에 맞게 방식을 달리해왔다.   


01 – 교육의 본질

영국의 산업혁명

 

산업혁명의 시작은 면직물 산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영국에서 면직물이 활용되기 전까지 옷감은 모두 양털을 활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양모 모직물 산업은 영국에서의 주된 산업 중 하나였다. 농장에서 양들을 사육하고 양모를 통해 수입을 내는 과정에서 대규모 농장이 소규모 농장을 병합하는 소위 ‘인클로저 운동’이 오랜 세월 지속되어 오고 있었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은 소규모 농장의 직원들은 도시로 올라와 도시 공장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그러던 중 인도에서 제작되는 면직물이 영국으로 수입이 되기 시작했고, 국민들은 평소 접하던 양모로 만들어진 제품보다 면직물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더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양모를 제작하던 사람들의 반발이 거셌다. 영국 산업은 이러한 현상을 제지하기 위해 직접 면직물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방적기 기술을 도용하여 직접 면을 뽑기 시작한 것이다. 제작된 면직물들을 통해 영국 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면직물들을 국내 타 지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된 것이다.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은 석탄을 원료삼아 동력을 발생시켜 이동하는 기관차로 기존에 이용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안정성과 속도를 보였다. 증기기관을 통한 면직물들을 수출을 시작으로 모든 물품들이 전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하였고, 이것은 결국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동력 기관의 급속도로 빠른 발전에 맞춰 도시에 위치한 공장들의 노동 속도 또한 빠르게 하였다. 앞서 인클로저 활동으로 인해 도시로 올라온 노동자들은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발생함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풍족한 삶을 살게 되어 국민들의 삶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양모를 제작하던 농장들도 하나 둘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공장이 생겨나면서 영국은 그렇게 농업 중심에서 공업 중심으로 변해갔다.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또한 점차 이동하는 기관차의 시간에 맞게 변해갔고,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의 변화는 현재 까지도 서구사회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역할에 공헌한 것이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인류 문명에 지대한 발전을 이끌었다. 영국 국민들은 삶의 소득이 올라 여유가 생기면서 그들의 문화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다양한 스포츠와 음악이 생겨나면서 현재 세계적인 밴드와 축구 리그가 만들어졌다. 산업혁명은 산업 자본주의를 파생시켜 자본을 바탕으로 한 경제 활동을 촉진시켰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 것은 아니다. 공장을 소유하는 소유주나 공장을 관리하는 관리자 등 사람들을 다루고 물건이 유통되는 시스템들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삶과 반대로 단순 노동자들의 삶을 갈수록 어려워져 갔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급여는 마땅치 않아 그들은 매일 신석기 혁명의 이전 사람들처럼 집을 옮겨 다니며 살아가야 했고, 공장에서의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당시 다른 일자리들을 만들어가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기관차의 이동시간에 맞게 변했던 사람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시간을 알려주는 일, 공장에서 나오는 수많은 매연을 내뿜는 굴뚝을 청소하는 일 등, 입지가 좋지 못한 노동자들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아이들의 삶이다.  노동자의 자녀로 태어난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공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공장에서 일을 배우며 가족의 생계 유지에 도움을 준다. 어린 남자 아이들은 아버지를 따라 물건을 옮기고, 어린 여자 아이들은 공장에 필요한 불을 성냥을 통해 지피는 일을 한다. 그곳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은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적이었다. 산업혁명 시기 어린 아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없었다.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표출할 힘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 아이들은 그저 노동력에 사용되는 도구에 불과했다. 치안이 좋지 않았던 당시 영국에서는 그런 어린 아이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이런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 노동자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점차 비참한 현실을 알아감에 따라 이들의 반발은 커져갔다. 그리고 이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영국에서는 노동자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고 인권을 지켜주는 정당을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영국의 노동자들과 나머지 계층 간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산업혁명은 영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의 발전을 일궈냈다. 그리고 그 발전으로 인해 오늘날 인류는 점차 편해져 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편리함은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목적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결코 발전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방향성을 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육이라 한다면, 현대사회의 교육은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의 역할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변질되어 왔다. 산업혁명의 시발점은 인도에서 수입되는 면직물을 영국에서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기 위함에서 온다. 물론 증기기관의 발명은 면직물을 제외하고도 사람과 다양한 물류들을 유통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결국 그 시작은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함에 있다. 쉽게 말해 욕심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데에서 왔다는 것이다. 교육은 전인적 인간을 양육하여 문명의 발전과 삶의 영위를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이 단순히 부를 누리는 것에 있다면, 그리고 있었기에 인류는 교육의 중요성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공장에서 그저 사람 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그 당시 모습을 떠올린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아니다. 그리고 그런 유년시절을 지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닐 박사는 산업혁명이 한창 팽배하던 그 시기에 학교를 세우게 되는데, 그 학교 이름이 현재까지도 높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Summer Hill’이다. 

같은 시대에 존재한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까지 교육의 선두주자라 여겨지는 이 학교의 설립 배경, 신념, 학교의 교육과정과 철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02 – 교육의 본질

Summer Hill을 지나

 

악어가 자기 장갑을 빼앗았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 학교 선생님, 그렇게 존은 반성문을 적는다. 그리고 다음 날 존은 파도 때문에 지각하지만, 선생님은 이 또한 믿지 않고 벌을 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학교에 아무 일조차 일어나지 않고 학교에 가는데 선생님이 고릴라에게 잡혀 있는 모습을 보지만, 존은 이 동네에는 고릴라가 살지 않는다고 답을 한다. 존 버밍햄이라는 작가는 ‘지각 대장 존’ 이라는 책 외에 수많은 동화를 저술한 유명 작가이다. 그의 동화들은 모두 세상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이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책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학교는 서머힐이라는 학교이고, 그 학교는 100여 년 동안 명성을 이어올 수 있던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서머힐 학교의 아이들은 우선 옷차림이 매우 자유로웠다. 교내 야외수영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배로 경기하는 모습만으로도 얼마나 학교가 아이들의 개성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 비가 아무리 와도 개의치 않고 자신들이 준비한 활동을 재밌게 즐기는 모습이 학교 어디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수업 시간이 되어도 학생들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있으면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기후 특성상 날씨가 좋은 날은 거의 없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이면 아이들이 수업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당연할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얘기하는 한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이 학교가 아이들을 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머힐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이 수업에 들어갈지 말지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교사들은 아이들이 어리고 미숙하더라도 자신들이 세운 우선순위에 대하여 침해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학교가 끝난 시간도 모두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고, 잠을 자는 것도 정해진 시간 안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학기에 한 번씩 야외 텐트에서 잠을 잘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숙사에서의 생활은 사감 선생님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역할을 분배해 관리한다는 것이다. 

프레디라는 아이가 있다. 서머힐 학교에 오기 전 일반 공립학교에 다녔었고, 그 곳에서의 품행은 좋지 못했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남과 자신에게 좋지 않은 모습들을 보였던 프레디의 상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악화하였다. 공립학교에서의 생활은 프레디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가득했다. 병원에서는 프레디의 이러한 증상을 주의력결핍장애(ADHD)로 진단하였고, 서머힐 학교로 전학 가는 것을 권유했다. 프레디의 부모님은 학생에게 너무나 많은 자유를 주는 서머힐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을 걱정했지만, 프레디는 학교에 적응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 스스로 공부하기도 하고, 주의력결핍장애 또한 사라졌다.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모여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안건을 정해서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대화를 통해 좁혀진 이견을 두고 투표한다. 그리고 이렇게 세워진 규칙이 학교의 학칙이 된다. 일주일에 2번씩 모여서 회의하는 이 시간이 서머힐이라는 학교를 90년 동안 높은 명성을 자랑하게 할 수 있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허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명확하게 구분 되어있다.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결코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즐겁지 않은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모든 권한을 주었을 때 아이들은 스스로 잘한다는 철학이 서머힐 학교를 세웠던 초대 교장 닐 선생님의 철학이었다. 어린 시절 충분히 놀아야 미래의 어려움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 중심적인 학교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영국 교육청의 검열단들이 찾아와서 학교의 낡은 시설과 수업에 대한 강압적인 감사를 진행하였다. 부적합하다는 판정과 함께 올바른 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학교의 문을 닫게 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그 당시 영국 교육청의 수장이던 데이비드 수장은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학교 수업을 강조하던 교육적 상황과 맞물린다고 할 수 있다. 서머힐 학교는 곧바로 법원에 소송하였다. 영국교육청은 서머힐의 학교의 철학에 동의할 수 없었고, 서머힐에 대한 재판은 그 당시 영국 전역에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영국 교육청은 아이들 스스로가 수업을 듣는 것을 판단하게 하는 것이 교육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서머힐 학교를 보낸 부모들을 대상으로 서머힐 학교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데 동의하냐는 설문에 모든 부모가 그렇다고 동의하였다. 그리고 재판을 담당한 판사들이 아이들과 만나고 대화를 통해 결국 폐교 소송을 취하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2007년 영국교육청은 서머힐 학교에 대한 아예 다른 판정을 하며 훌륭한 학교라는 인식을 하게 했다. 서머힐 학교는 그간 두 번의 감사 동안 변한 것은 없었고, 단지 영국교육청의 달라진 태도였을 뿐이다. 

일본에 위치한 키노쿠니 어린이 마을이라는 학교도 서머힐과 비슷한 형태의 학교이다. 그리고 이 학교도 학교의 여러 안건에 대한 투표를 통해 학교의 운영방침들을 정해 나간다. 이 학교를 설립한 호리 교수는 서머힐 학교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제껏 교사 중심이었던 일본 교육에 반대되는 학생 중심의 학교를 세우게 된 것이다. 방갈로는 짓는 프로젝트를 할 때도 판자를 옮기는 것부터 못질하는 것까지 모두 아이들 스스로가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요리, 농장 반등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이 존재한다. 서머힐 학교와 동일하게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머힐 학교는 1921년 드레스덴 이라는 지역에서 처음 설립 되었다.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가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학교를 세운다는 취지에서 세워졌다. 교육은 그 당시 사회의 모습에 따라 방식을 달리한다고 할 때 공장에서 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교육은 단순한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아이들의 내면을 돌보고 잠재성을 이끌어주는 것임을 중요시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방법들도 결국 경험을 토대로 체득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앞길을 자신들의 선택을 통해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참된 모습이다. 교육이 그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법을 가르치는 것에 불과하다면, 신석기 혁명 이전에 이동식 부족 생활을 하던 원주민들과 현재 인류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그렇다 하면 결국 인류는 삶을 영위해오며 발전한 것이 아니라 퇴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산업혁명 다시 어린 아이들은 그러한 대우를 받았었기 때문에, 그만큼 산업혁명을 겪었던 노동자들의 모습은 원주민들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불우한 현실 속에서 서머힐 학교는 희망적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인류의 발전을 잘못된 방향으로 도모했던 사람들에 의해 서머힐 학교는 폐교를 할 수 있었지만, 자유로운 환경에서 경험을 통해 스스로 가치관을 세워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겪었던 사람들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남에게서 무엇인가를 탈취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과 다르게, 자신들의 것을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선에서 지속적으로 삶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전인적 인간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03 – 교육이란

Summer Hill을 지나 

세상은 점차 빠르게 변해간다. 어느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류는 전보다 더 편리하고 자신들의 부를 더 효율적으로 축적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도모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앞으로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인류가 살아가는 삶의 영위는 과연 무엇인가. 문명의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영역은 어디인가 탐구해야 한다. 교육과 사회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사회의 발전을 가속화 하기 위해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노약자 석에 앉아 있는 초등학생이 있었다. 곧이어 어르신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올라 타셨지만 어린 아이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옆에 서 있던 내가 보다 못해  직접 아이에게 비켜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주저하게 되는 내 모습을 발견 했다. 다른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비교적 젊었던 어른들도 그저 앉아있는데, 더 나이가 어리고 건강할 것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일어서게 하는 것은 어린 아이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도덕 시간에 배려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배려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무언가를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그 예시로 내가 마주했던 상황을 배웠었다.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어르신께 자리를 비켜 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 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배려 자체인 것이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일 배려의 일종이라고 여기기보다는 내가 남을 위해 나의 것을 희생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다. 어린 아이가 어르신께 자리를 내어 드리는 것이 배려가 아니다. 배려라는 것을 어쩌면 나는 잘못 받아들이고 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은 더욱이 배려를 고민할 겨를을 주지 않는 치열한 경쟁 사회다. 어쩌면 그 날 버스에 앉아있던 다른 어른들도 모두 자신들의 삶에 치여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편하게 걱정 없이 살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느라 어르신께 자리를 내어 드릴 생각조차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와 교육의 분리는 결국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영국이라는 같은 나라에서 한 쪽은 산업을 통해 부를 누리기 위해 눈이 멀었고, 다른 한 쪽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하는 일에 힘쓰고 있었다. 결국 우리나라도 현재 분리된 현실을 인정하고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아이들을 더욱 돌볼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어른들은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을 통해 속도를 조금 늦추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 나은 무언가를 꿈꾸기 위해서는 때로는 힘겹더라도 힘을 내야 한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변할 조짐이 보이지 않더라도 언덕 너머의 무언가를 꿈꾸며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 전인적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친구와 연인사이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