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과 이어집니다)
감정적이게 행동하는 것이 문제라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는 내가 문제라고 여겼다. 말과 행동의 주체인 내가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지난 날 연단의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는지 모른다.
내가 문제다 라는 생각은 내 안에 점차 퍼져 나갔고, 감정의 영역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내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했다. 나를 낮추는 것이 겸손일 수 있어도, 나를 깎아 내리는 것이 겸손은 아니지 않을까.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없이 본인의 문제를 쥐 잡듯이 찾아내려고 하는 자세는 오히려 미숙하다고 할 수 있다.
화를 분명히 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슬픔을 숨기지 말아야 하는 순간도 있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감정도 지혜롭게 표현 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감정도 결국 내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내가 우둔해서인지 나의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연습을 해보지 못했다.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연습을 하기 보다 감정적인 내 마음 자체를 억제하는데 몰두 했었다. 점진적으로 나의 감정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연습을 했어야 했는데, 감정적이지 않은 내 모습 하나만을 상상하며 나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감정적인 모습은 그들이 느낄 수 있는 말과 행동의 영역이고, 나는 나의 말과 행동이 나의 내면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가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나와 나 자신과의 씨름이지만 고통스러운 것은 이 싸움을 내가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계속 해왔다는 사실이다.
감정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나는 관성적으로 나의 문제를 찾았다. 마찬가지로 분명한 이점은 있다. 남에게 화살을 돌릴 일이 없다. 반대로 놓치고 있는 것은 애초에 화살을 겨누는 것처럼 극단적이거나 격하지 않고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인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 안의 문제를 매일 발견하며 끊임없이 자기비판적인 내가 이 과정을 지나가는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