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20240220

by 축복이야


나를 두고 그대라고 부르는 사람을
나 또한 그대라고 부르면서 그대의
그대가 되는 일은 이 세상의 좋은 일이고

전욱진, 여름의 사실 중에서



맘에 쏙 안기는 구절에 흠뻑 취해

나른한 눈으로 이대로 밤을 지새우고픈 맘도, 잠시


엄마. 저녁 메뉴는 뭐야? 한마디에

금방 깨어난 머릿속은 헐레벌떡 냉장고 속을 헤맨다.

파, 돼지고기, 시금치, 어묵. 가자미, 무

간장, 굴 소스, 미림, 구시다. 간 마늘.

오늘 메뉴는 이걸로 해야겠다.

잡채와 가자미조림

간소한 준비라도 늘 지치는 저녁준비 후

아이들과의 시간에 곤해 넋이 나갔다, 잠시


나를 두고 엄마라고 부르는 너희들을
나 또한 오구오구 내 새끼라고 부르면서 아이들의
엄마가 되는 일은 이 세상의 좋은 일이고.

이 세상의 좋은 일이고.. 좋은 일이고...

중얼거리며, 하루를 접어 머리맡에 놓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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