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비처럼 날리는 날
창밖에 넋을 놓고, 늦은 밤
시내버스를 탄 날.
옆에 잠시 정차한 노란색 큰 버스
아이들의 얼굴은 없고
검은 의자들만 줄지어 앉았다.
날도 차가운 눈 오는 밤은
새삼 엄마의 맘이 커져
다행이다 싶은 맘
나는 집으로 가는 밤
노란 버스, 아이들이 없어서 다행이다.
하차 벨에, 익숙한 내동네
걸음걸음 낯선 10시의 밤.
더 많은 노란 차들이 줄지은 거리
까만 패딩 아이들이 눈발만큼 많은
인도 위, 내 멋대로 다행이다 싶어 했던
안도의 마음이, 무안해 흩어지고
늦은 밤, 노란 버스에
검은 패딩 아이들이 나란히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