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면 더더욱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 영역에서 아무도 방해받지 않는 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통해 나 자신 또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서울에서 선택한 곳은 원룸 대신 셰어하우스였다. 찐친 중 한 명인 ‘씁쓸이’라는 친구는 말했다. 내가 만약 자취집을 선택한다면, 셰어하우스 선택지는 없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친구와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도 달랐다. 이 친구는 MBTI 중 I형이며, 대학생 때 룸메랑 같이 방을 쓰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던 친구였다. 이와 반대로 나는 혼자 자취를 해봤는데 외로움을 많이 타서 집에 누군가 있는 것만으로도 심적 안정감을 느꼈다.
그리고 셰어하우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임용고시를 위해 노량진에서 고시원에 살 때였다. 작은 방에 책상, 냉장고, 침대, 화장실인 나의 공간에서 5개월 정도 살았는데... 1개월 후 환풍기가 고장 났던 것이었다. 그런데 집주인한테 말해도 고쳐주지 않아서 그 소음에 시달리며 한 달을 보냈었다. 그때 이후로 기계소리에 엄청 예민해졌으며, 서울살이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와 비슷하게 아주 조그마한 방에서 냉장고와 살기 싫었다. 돌아가는 냉장고 소음이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게 스트레스였다.
보증금은 괜찮지만, 월세로는 비싼 셰어하우스... 다행히 룸메를 잘 만나서 전반기는 잘 보냈다. 그런데 2학기 때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 (좋은 사람이 들어오길 기도해 본다) 셰어하우스는 계약을 2월과 8월에 학기제로 하며,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가능하다. 그리고 대학 주변의 셰어하우스의 경우 나이제한까지 있다. (만 34세 이상부터 X)
약 4개월이 지나고 셰어하우스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공용공간은 청소업체에서 와서 해주기는 하지만, 그 청소날이 다가올수록 더러움은 극에 달하는 점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보다는 두 번 정도 해 주면 좋겠다) 특히 부엌에 나는 예민했다. 밥을 먹고 설거지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쌓아두는 싱크대를 보는 게 가장 힘든 점이었다. 하루이틀은 괜찮지만 일주일이상 방치되는 그릇을 보는 게...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룸메와 맞지 않은 기상시간 때문에 방 말고 화장실에서 준비하는 게 힘이 들었다. 특히 여름에 말이다. 다른 계절은 괜찮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외의 이유 중 하나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싶어서 직접 살아보기도 한 것이었다. 경험해 봐야 그 장단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