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어서 자주 지치는 당신에게
캘리그라피 수업 준비를 하다가 이 문장을 어디선가 읽다가 마음이 느슨해졌다. 그때 느꼈다.
나는 무척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는 것을.
특히나 이렇게 혼자서 뭔가를 쓸 때와 다르게 수업을 할 적에는 내가 가진 것이 많아야 줄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담이 늘 있곤 했다. 그래서 가르치기 위해서 하나의 그림을 수두룩하게 그리고 쓰고 할 수밖에 없었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딱 와닿았다.
수업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셨다. 잘하고 싶은데 안 돼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 내가 하는 수업이 스트레스를 주는 수업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스치면 마음이 아찔해진다. 그런데 그렇게 말했던 분들이 어느 순간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도 보게 되었다. 재밌다고. 심지어는 자신이 한 것을 주위에 나눠주고 반응해 주는 사람들로 인해서 오히려 기쁨을 누리고 계셔서 나도 덩달아 기뻤다. 그런 것이 반복되며 느끼는 것은 이런 마음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고 싶은 수치가 올라가면 안 돼서 겪는 힘듦들이 있다고. 그 이상을 넘어가면 마침내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고.
여기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포인트가 어디에 있느냐가 이 말에 숨은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려고 하지 마 그냥 해"(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잘하는 마음은 접어둬. 네가 좋으면 하는 거지) 이런 마음 말이다.
좋아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은 독이 아니라 발전의 계기가 되는 것이고, 내가 아니라 타인을 살피느라 잘하고 싶은 마음을 두면 자신 없어지고 중단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아닐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내가 그리고 쓴 글씨들을 올리며 나의 이야기들을 적는 것도 모두 다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들이다. 이렇게 쓰고 표현하면서 어떤 날은 마음에 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뭔가 덜 담았다는 생각이 들면 아쉬운 글과 그림도 있곤 한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잘하고 싶어서 날것처럼 느껴지는 글과 그림과 글씨들은 좀 시간을 두고 익혀둔다. 올려도 되는지 괜찮은지.
자신을 위해 잘하고 싶은 마음은 독이 아니라 발전이 되는 것이 아닐까?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좋은 호응을 얻고 싶어서 하는 것은 독이 아닐까?
그런 마음이 퍼뜩 들었다.
추신: 스스로 애쓰는 마음이 최고치에 있으면 이런 말로 희석시키곤 한다.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