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시험하는 곳이었다
강남역을 걷다가 문득 보인 샤넬 매장.
유리문 너머 화려한 조명, 반짝이는
가방, 깔끔하게 정리된 진열대.
그리고… 입구를 지키는 보안요원.
“들어갈까?
아니면… 그냥 창밖에서만 볼까?”
내 카드 한도 : O
내 통장 잔액 : X
내 자존심 : ??
문 열고 들어가면
직원이 다가와 “찾으시는 제품 있으세요?”
라고 묻겠지.
그때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그냥 구경 좀 하려고요.”
이 말은 ‘살 돈은 없지만, 내 구경권은 공짜다’
라는 뜻이잖아.
이유는 간단해.
그곳은 물건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나를 시험하는 곳이기도 하거든.
가격표가 없는 대신, 분위기가 가격을 말한다.
그리고 그 가격은 단순히 가방 값이 아니라,
‘나 이거 사줄 수 있어?’ 하고 묻는 시험지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가방이 내 삶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안 들어간 것도 있다.
명품은 돈보다 ‘들어갈 용기’가 먼저다.
그 용기는 가격표보다 비싸다.
문턱은 발로 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넘는 거다.
“명품 매장은 나를 위한 곳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곳이다.
그리고 그 시선이 무겁다면…
그냥 유리창 앞에서 웃고 나와도 된다.”
《백화점 시식 코너 – 공짜지만 공짜 아닌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