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그만하고 싶다

싸움, 피로, 무기력… 그래도 사랑하고 싶은 나를 위하여

by 라이브러리 파파

“그만하고 싶다.”

그 말이 처음 머릿속을 스쳤던 날은 평범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 도시락을 챙기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다녀오세요”와 “다녀올게요”를 흘리듯 주고받았다.

점심시간엔 일 때문에 짜증이 났고, 저녁엔 서로의 피로가 말을 공격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밤, 또다시 싸움이 시작됐다.

아이는 거실 한편에서 조용히 혼자 놀고 있었고, 우리 부부는 각자의 고집을 꺼내 들고 있었다.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이기고 싶은 감정이 앞섰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마음 한쪽에서 이 말이 떠올랐다.

“그만하고 싶다.”



이 말은 “끝내자”라는 선언이 아니라,

“너무 지쳤다”는 고백이었고,

“잠깐 멈추고 싶다”는 마음의 신호였다.


우리는 부부라는 이름으로, 부모라는 역할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 과정 속에서 감정은 쉽게 소모되고, 사랑은 쉽게 침묵 속에 묻혀간다.

한때는 손만 잡아도 벅차던 사람이,

이제는 말 한마디에 서로를 베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싸움이 반복되면 사람이 변한다.

그리고 말이 달라진다.

“왜 그렇게밖에 못 해?”

“너는 항상 그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말속에는 과거의 상처, 기대의 무너짐, 외면당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묻어 있다.


한 번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는다.

감정은 쌓인다.

그리고 아이가 본다.

그 작은 눈은,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밀어내는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생각했다.

“아이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걸까?”

“이 관계를 계속 이렇게 두어도 괜찮을까?”


그때부터 나의 싸움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나를 지키고 싶은 싸움,

가정을 무너지지 않게 하려는 싸움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쉽지 않다.

우리는 너무 오래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말투 하나, 시선 하나, 침묵 하나에도 감정이 얹힌다.

그리고 결국엔 이렇게 말하게 된다.

“그만하고 싶다.”


이 책은 그런 날들의 기록이다.

싸우고, 울고, 미안해하고,

그러면서도 다시 살아내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다.


어느 날, 싸움 끝에 남편이 먼저 방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아이 옆에 앉아 눈물을 삼켰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눈동자엔 말이 있었다.

“엄마, 아빠가 또 싸웠어?”

“괜찮아?”

“왜 싸우는 거야?”

그 순간, 마음이 무너졌다.

아이에게 “괜찮다”라고 말할 수 없는 엄마,

아이 앞에서 무너진 나를 감추는 아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닮은 피로 속에 살고 있었다.


내가 바라는 건 거창한 화해가 아니다.

단지, 아이 앞에서

서로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하루에 한 번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랄 뿐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가족은 ‘끊임없이 다시 시도하는 사이’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시 말 걸고, 다시 사과하고, 다시 웃는 사이.

그게 가족이라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쓰려한다.

그만하고 싶던 마음을,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다짐으로 바꿔가며.


이 책은 감정의 언어들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공감, 배려, 경청.

이 세 단어를 중심으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마음의 언어를 다시 배우는 시간입니다.


싸움 뒤에도 사랑이 남을 수 있기를.

피로 속에서도 손을 잡을 수 있기를.

아이 앞에서 다시 웃을 수 있기를.


그 마음으로 씁니다.

《그만하고 싶다》

싸움, 피로, 무기력…

그래도 사랑하고 싶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