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말해줄게. 꿈의 회사가, 꼭 꿈같지만은 않더라.
친구 하나 있었어.
기계 덕후, 전기차에 진심, 그리고
“나중에 테OO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늘 말하던 애.
그리고 진짜로 들어갔어.
그 말 많던 T사에.
나사 풀린 것처럼 돌아간다는 그 회사에 말이야.
(연봉 계약에 스톡옵션도 있어서 더 부러워했지.)
처음 3개월은 미쳤어.
회사 뱃지 달고 사진 찍고,
(국회의원인 줄..ㅎ)
아침 6시에 출근해서 11시에 퇴근해도
그냥… 좋았대.
“내가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더라.
그런데 1년이 지나고 만난 친구 얼굴엔
자율주행보다 더 무표정한 눈빛만 남아 있었어.
맥주 사주면서 형이 물었어.
“그렇게 들어가고 싶다던 T사는 어때?”
그 친구, 웃으면서 이러더라.
“형, 솔직히 말하면
사람보단 속도가 중요해.
여기선 ‘지쳤다’고 말하는 순간, 도태돼.”
그 회사는 빠르게 움직여.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사람을 갈아 넣지.
프로세스는 늘 ‘개발 중’이고,
원칙은 늘 ‘유동적’이야.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더 잘 버티고,
감정이 섬세한 사람은 더 빨리 닳아.
그 친구는 말했어.
“내가 일하는 건지, 회로 하나처럼 작동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주말에 쉬어도 알림은 끊기지 않고,
메일을 무시하면 다음 회의에서 ‘기여도가 부족했다’는 피드백이 날아와.”
T사엔 자유가 있었어.
정해진 출근 시간도, 복장도, 정해진 룰도 없었지.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유가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그 친구는 몸으로 배운 거야.
형은 네가 미래를 고민하는 나이니까,
이 얘기는 꼭 들려주고 싶었어
"브랜드는 멋질 수 있어.
혁신은 대단해 보여.
근데 그 안에서 ‘너 자신’을 지킬 수 없다면,
그건 좋은 직장이 아니라, 빠른 소진소야.”
네가 전기차를 좋아하든, AI를 좋아하든 괜찮아.
근데 그 어떤 시스템 안에서도
너라는 존재가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게 더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