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레오 형님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 이유
그날은 분명 평화로운 오후였다.
레오 형님께 간식 한 스푼 드리고,
기분 좋게 코코넛 은신처에서 나오시길래
살짝만 손등에 올려보자— 그렇게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형 손 위에 있던 레오 형님.
0.5초 뒤,
갑자기 “퍽!”
... 뭔가가 떨어졌고,
레오는 그 자리에 없었다.
형 손엔...
형, 손엔… 꼬리만 남았다.
“잠깐… 뭐지…? 이거 진짜…
그 꼬리 맞지…?”
두근거리는 심장,
아무 말 없는 집안 분위기,
그리고 테라리움 저 멀리
코코넛 은신처 안에서 나를 노려보는
레오 형님의 눈빛
“형, 나 살려고 그랬다.”
나는 말이야, 귀뚜라미 먹이는 것도
처음엔 무서웠던 사람이야.
그런데 이제는 레오 꼬리까지
손에 들고 “괜찮아?”라고 묻고 있다니...
인생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엄마는 한술 더 뜨셨다.
“어머, 꼬리 떨어졌네~ 귀엽다~”
응?
이게 귀엽다고요…?
도마뱀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절(꼬리 자르기)을 해요.
→ 야생에선 도망가기 위한 생존 기술이에요.
→ 다시 안 자라요! (크레스티드 게코는 한 번 자르면 끝!)
갑자기 만지거나 위에서 덮치듯
손을 대면 안 돼요.
→ 핸들링은 조용히, 천천히, 존중하며.
꼬리 떨어지고 도망친 레오는,
지금도 그날의 일을 기억하는 듯
은신처 위에서 나를 무심하게
내려다본다.
그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형… 담부턴 말이라도 좀 하고 잡아라잉.”
Some geckos drop their tails when scared.
It’s called autotomy.
→ 어떤 도마뱀은 무서우면 꼬리를
떨어뜨려요. 그걸 자절(autotomy)이라고 해요.
그리고 나는 오늘 알았다.
꼬리는 떨어져도
우정은 다시 이어진다.
레오 형님, 다음에 밥 줄 때는
진짜 손 말고 진심으로 대화부터 해볼게요.
다음 화 예고
4화. 형 손 위에 올라온 레오 형님의 기분은요…
→ 핸들링 성공 후, 다시 시작된 우정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