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마음이 쉬어가는 곳
발끝에 조심스레 힘을 주어 조용히 걸어본다.
말없이도 웅장한 이 공간은
오랜 세월의 무게와
수많은 사람들의 결정이 스며 있는 곳.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자리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
빛은 소리 없이 내려와
바닥을 어루만지고
벽을 감싼 나무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낸다.
왼편의 태극기,
그리고 그 옆의 푸른 봉황 깃발.
그 앞에 서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왠지 모를 긴장과 따뜻한 책임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곳은 화려함을 자랑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러나 단정한 선과 절제된 품격 속에서
가장 깊은 감동이 태어난다.
정치의 중심이 아니라,
한 나라의 마음이 고요히 숨 쉬는 자리.
이 방을 지나는 수많은 발걸음들,
그 속에 담긴 고민과 결단들.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 이 고요 속에도 흐르고 있다.
아무 말 없이 서 있는데도
왠지 가슴이 벅차다.
우리가 함께 지켜온 이 나라의
역사 한 장면 속에 서 있는 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