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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지 않을 때도 올바르게 행동하라》

– 칸트, 『실천이성비판』 중

by 라이브러리 파파

– 칸트, 『실천이성비판』 중

20대 대학생 예쁜 한국인 여자.jpg

보지 않아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정리하는 손길,
감시가 없어도 자기 자리를 지키는 태도,
칭찬받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마음.

사람의 인성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순간’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철학자 칸트는 말한다.
“도덕은 외부의 규칙이 아니라, 내면의 법칙에서 비롯된다.”
남이 보지 않을 때조차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
그는 외면이 아니라 양심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는 ‘법’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기준을 저버릴 수 없어 조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안다.
설명하지 않아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것.
그가 지키는 건 눈앞의 규칙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단단히 심어진 기준이라는 것을.

그 기준은 ‘양심’이라는 말로도 표현되고,
어떤 이에게는 ‘신념’, 또 어떤 이에게는 ‘인격’이라는 말로도 불린다.
하지만 본질은 같다.
누군가 보지 않아도, 나를 지킬 수 있는 힘.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엄마 아빠가 없을 때 숙제를 미뤄두는 모습,
누가 보지 않으면 슬쩍 거짓말을 해보는 시도,
몰래 게임을 하거나, 간식을 더 집어 먹는 행동.

그럴 때마다 부모는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스스로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될까?’

그 대답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바로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지켜보는 눈’을 학습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켜야 할 마음’을 배우는 것이다.
부모가 보지 않아도 정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도 언젠가 그렇게 따라 하게 된다.
그게 반복될 때,
그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성격이 되고,
성격은 결국 운명을 만든다.


인성은 크고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순간,
혼자 있는 때,
기억되지 않을 행동 속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빈 병 하나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 행동.
회의실에서 아무도 보지 않지만 의자 하나를 정리하는 손짓.
혼자 있을 때도 책을 정리하고,
모두 떠난 후 조용히 전등을 끄는 태도.

이 모든 것이
‘보지 않아도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을 만든다.


우리 사회는 ‘성과’를 요구한다.
결과로 평가받는 구조 속에서 ‘태도’는 종종 무시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결정짓는 건 ‘결과’보다 ‘과정’이다.
누군가 보지 않을 때도 똑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사람—
그는 결국 가장 오래 신뢰받고,
가장 늦게 무너지는 사람이다.

신뢰는 말로 쌓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반복으로 다져지는 것이다.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누가 보지 않아도 너 자신을 지켜야 한단다.
그건 다른 사람이 너를 감시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이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너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단다.”

말보다 반복되는 태도가 아이의 인성을 만든다.
아이는 보고 배운다.
그러니 부모가 먼저 조용히 치우고,
먼저 감사하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따금 묻는다.
“그걸 왜 해요?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그래도 나는 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속이고 싶지 않다.”

그 태도가
결국 나의 신뢰를 만들고,
나의 하루를 단단히 지켜주는 벽이 된다.


오늘도 누군가의 눈에 들기 위해 살기보다,
나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바르게 행동하는 삶—
그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태도이며,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값진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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