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들켜버리는 감정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글을 쓰면서도
대화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치료받고 싶다.
치유되고 싶다.
아니, 치유할 수 없더라도
처방전이라도 받아보고 싶다.
병원까지 가는 길은 무거울 때가
많겠지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브런치에 이 글이 당신에게 필요한
처방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쉼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요.
약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요.
그저 위로가 필요할 때도 있을 겁니다.
다 알 수는 없지만, 이 글이 처방전이 되길..
흘러가는 글이 아닌 당신에 처방전이 되길..
마음에도 중력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일의 걸음을
조금씩 더디게 만드는 힘.
그 무게는 숫자로도, 말로도 설명되지 않을 겁니다.
그저 ‘그런 날’로 지나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감정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상처는 생각보다 늦게 아프고,
무너짐은 조용하게 시작됩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힘들면 말해.”
하지만 말이란 건
감정을 옮기기엔 너무 무딘 도구이고,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정확히 번역되지 않는 언어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입을 닫고,
그저 하루를 넘기고,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자기 자신조차 어딘가 멀어졌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나는 그 마음을 알기에..
말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결국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왜 이렇게 예민하지?”
“왜 이 정도도 못 견디지?”
하지만 감정은 견뎌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느껴야 할 것,
존중받아야 할 것,
그리고 기록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당신이 너무 오래 혼자 아프지 않기 위해,
쓰입니다.
처방전이라고 해서,
이 글이 해결책을 주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진짜 아픈 사람들은 처방전을 볼 여유조차 없겠지요.
그러나 어떤 문장은
상처를 치유하지는 못해도
그 상처가 혼자의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밤을 넘길 힘은 생긴다.
이 시리즈는 당신을 설득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을 고치려 하지도 않고,
다만,
당신이 옳았다는 것을 아주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인정하는 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 마음, 내가 알고 있습니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한 날이 있을 테니까.
“감정은 약하지 않다.
그것은 당신이 여전히 사람이라는 증거다.”
1화 – 사람 때문에 지칠 때,
관계에도 숨 쉴 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