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움보다 숨 쉴 틈이 필요할 때
사람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사람을 살게도 한다.
우리는 매일 사람 사이를 건넌다.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건네고, 대답을 하고,
질문을 받고, 설명을 하고,
마음을 읽고, 오해를 줄이고,
애써 괜찮은 척을 한다.
그 반복 속에서,
어느 날 문득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지친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날이 있다.
그럴 때 대부분의 피로는 ‘관계’에서 온다.
표정 하나, 말투 하나,
누군가의 반응에 과하게 흔들렸던 하루.
그게 쌓이면 마음 한구석이 쉽게 타버린다.
이상한 건,
가장 친한 사람에게서도
그 피로가 온다는 것이다.
거리를 둔다는 건 차가움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거리만이
관계를 지켜주는 유일한 숨구멍이 된다.
너무 가까우면,
의도하지 않아도 서로를 찌르게 된다.
너무 자주 보면,
자기 자신이 흐려진다.
관계는 물처럼 흘러야 한다.
어디에 고이기만 하면 썩고,
억지로 꽉 쥐면 새어버린다.
그러니 사랑에도, 우정에도, 가족 사이에도
적당한 '틈'이 필요하다.
그 틈은 '무관심'이 아니라,
'존중'이라는 이름의 공간이다.
모든 관계는 나를 지켜준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모든 관계는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도 없다.
사람이 사람을 지치게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비로소 스스로의 마음을 구할 수 있다.
오늘 하루,
누구의 말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 거기서 나와도 괜찮다.
애쓰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그저 조금 떨어져 있는 것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괜찮아질 수 있다.
오늘의 한 줄 처방전
“거리를 둔다고 멀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숨 쉴 틈이 있는 관계만이 오래간다.”
다음 화 예고
2화 – 내가 너무 별로인 것 같을 때,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