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은 마음의 뿌리를 들여다보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진짜 사라지고 싶다.
어디론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그냥 훌쩍 떠나고 싶다.
누군가는 그것을
‘현실 도피’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감정은 도피가 아니라 소진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일도,
맺고 있는 관계도,
지키려는 다짐도
모두 다 내려놓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포기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무중력 상태.
그만두고 싶다는 감정은
끝내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계속하는 것이 너무 아프다’는
신호에 가깝다.
마치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가
점점 무거워지면서
어느 순간 더는 들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문제는
무엇이 무거운지조차 모르겠는 상태다.
철학자 니체는 말했다.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늘 고통을 통해 다가온다.”
그만두고 싶은 감정은
삶이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길이 정말 너에게 필요한 길이니?”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답을 찾기보단
버티는 쪽을 택한다.
그래서 더 지친다.
당신이 지금
모든 걸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건 삶이 당신에게
‘속도를 늦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시 멈춰도 된다.
다 내려놓아도 괜찮다.
그건 무너지는 게 아니라
내 안의 ‘멈춤’을 존중하는 일이다.
세상은 멈추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지만,
마음은 멈춰야 다시 걷는다.
조금 쉬어가도 된다.
당신이 사라지고 싶은 마음속엔
사실 ‘다시 살아보고 싶은 희망’이
조용히 들어앉아 있다.
오늘의 한 줄 처방전
“그만두고 싶은 건 삶이 아니라,
너무 오래 힘들었단
사실을 말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 화 예고
9화 –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질 때,
사소함에 깊이 상처받는
나를 이해하고 싶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