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해야 한다는 말을 믿지 못할 때
어느 날,
거울 속 내 표정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별로일까.”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누가 비난한 것도 아니었고,
무언가 크게 실패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나를 마음속에서
수십 번이나 부정했다.
자존감은 조용히 무너졌고,
그 잔해 위에
‘괜찮은 척’이라는 가면을 썼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해.”
“자존감은 스스로 지켜야지.”
“남과 비교하지 마.”
그 말들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 말조차
멀게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사랑하려고 해도,
내가 나를 사랑할 이유가 딱히 떠오르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습관처럼 이미 내 안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누구일까.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했지만
나는 어느 날 이렇게 되묻고 있었다.
“나는 괴롭다, 고로 존재가 불편하다.”
존재의 무게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될 때
그 고통은 더 내밀하고 무섭다.
나는 당신이
그런 날을 겪는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런 날,
마음을 위로하는 가장 큰 힘은
스스로에게 차가운
시선을 잠시 멈추는 일이다.
자신을 미워하면서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을 너무 오래 외면하면
결국 감정은 굳는다.
그리고 굳은 감정은,
누군가의 따뜻한 말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 글은
“당신은 충분히 괜찮아요”라고
말하려는 글이 아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지금 느끼는
그 부정감, 그 실망,
그 무력감까지도 포함해서
당신은 온전합니다.
감정이 부정된다고 해서
존재까지 잘못된 건 아니니까요.
완벽해지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완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부터
자기 자신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한 줄 처방전
“자신을 향한 실망조차 품어줄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온전히 살아낸다.”
다음 화 예고
3화 –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날,
무의미의 그림자를 마주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