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는 증거일 뿐, 논문은 사람이 쓴다)
그날은
분석은 다 끝났고,
표도 예쁘게 만들었고,
p값도 잘 나왔어.
근데…
논문 본문이 안 써지더라.
SPSS 표에는 다 있었지.
R², F, p값, 계수, 신뢰구간까지.
그런데 워드창엔 아무것도 없었어.
딱 3시간 동안
한 줄도 못 썼다.
교수님께 말했다.
“표는 완벽한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셨어.
“표는 데이터를 보여주지만,
문장은 당신이 말하고
싶은 걸 말하죠.”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
나는 ‘숫자’만 보여줬지,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던 거야.
형은 그날 이후로
표를 넣기 전에
이 문장부터 써.
“이 분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그 문장이 있어야
표도 살아.
그래야 독자도 안 헷갈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야.
[표만 쓸 때]
“회귀분석 결과, 리더십 점수는
몰입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p <. 01).”
[문장으로 해석할 때]
“조직 내 리더십 수준이 높을수록,
팀원의 업무 몰입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리더의 태도가 구성원의
정서적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보이지?
표는 결과고,
문장은 그 결과의 해석과 연결이야.
형은 그 이후로 논문 쓸 때
표 하나당 해석문 3줄 이상을 목표로 써.
1줄: 결과 요약
1줄: 이론적 해석
1줄: 실무 또는 사회적 의미
논문은 표로 쓰는 게 아니야.
표는 말의 근거일 뿐이고,
말은 결국 사람이 써야 해.
형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표는 복붙 할 수 있어도,
논리는 직접 써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데이터는 남는데,
논문은 안 남아.
그러니까 너도
표 다 만들고 나서
멍하니 앉아있지 말고,
"이걸 통해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그 문장부터 먼저 써봐.
그게 통계표를 문장으로 바꾸는 첫걸음이야.
다음 화 예고
16화 – 내 분석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걸
마지막까지 의심해야 한다
(겸손한 분석만이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