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릴 수 있을까?

10편. 그 애가 좋다, 그런데 말할 수 없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아직 나도 믿기지 않는다.


처음엔 그냥 웃는 게 예뻐서 자꾸 보게 됐고,

그러다 어느 날,
그 애가 내 이름을 부르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이건… 뭐지?

이상하다.
그 애랑 친구였을 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그 애가 나 말고
다른 애랑 웃고 있는 걸 보면
괜히 배가 아프다.


어떤 날은
그 애가 내 옆을 지나가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어떤 날은
단톡방에서 그 애가 내 말에 반응하면
밤새 그걸 몇 번이고 다시 본다.


사실…
나는 그 애가 좋다.

근데 그걸 말할 수 없다.

말하면
지금의 모든 게 바뀔까 봐.

우정이 어색해질까 봐.

그 애가 피할까 봐.
혹시라도 그 애가
아무 감정이 없었다면,
내가 너무 창피해질까 봐.

그래서
이 마음은
내 안에만 넣어두기로 했다.

숨기기로 했다.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그러면서도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다잡는다.


오늘도
그 애랑 눈이 마주쳤다.
한 0.5초쯤?
근데 나는 그걸
하루 종일 생각했다.

혹시

나를 본 걸까?
혹시
조금이라도 나한테 관심이 있을까?


혼자 상상하다가
혼자 민망해졌다.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왜 나는 이렇게 설레고,
왜 이렇게 혼자 시끄러울까.

이게 사랑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너무 아프고,
너무 무섭다.

그 애가 SNS에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눌렀다 바로 취소했다가
다시 눌렀다.

그 애가 내 스토리를 봤을까?
아니면 그냥 넘겼을까?


이런 사소한 일에
내 하루 기분이
왼쪽 오른쪽으로 기운다.


Leonardo_Phoenix_10_A_beautiful_14yearold_girl_sitting_quietly_0.jpg

친구들한테는
말 못 했다.

누군가 “너 혹시 그 애 좋아해?”라고 하면
내 얼굴에 다 쓰여 있을까 봐
고개를 세게 저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진짜 말하고 싶었다.
“나, 그 애 좋아해.”
라고 딱 한 번만이라도 말하고 싶었다.


근데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모든 게 달라질 것 같아서
그냥… 삼켰다.


오늘 그 애랑 같은 조가 됐다.
심장이 뛴다.
근데 동시에 너무 긴장된다.


그래서 괜히
무뚝뚝하게 굴었다.

“이거 네가 해.”
“몰라, 네가 정해.”


근데 속으로는
“같이 하면 좋겠다”
“내 이름 불러줘”
하고 생각했다.


말하지 못하는 마음은
말보다 훨씬 시끄럽다.

밤에 다이어리에 이렇게 썼다.
“나는 그 애를 좋아해.
근데 그 애는 모르겠지.
몰라줬으면 좋겠고,
또 알아줬으면 좋겠고…”


내 마음은
자꾸 왔다 갔다 한다.
좋아하는 마음은

이렇게 예쁘고,
이렇게 아프고,
이렇게 조용하구나.


아무에게도 말 못 했지만
그래도 이 마음은 진짜다.
이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처음으로 느낀
소중한 감정이다.


지금은
이 마음을 숨겨야겠지만,
언젠가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때가 오면
그 애가 내 마음을
받아줄까?
아니면
그냥 웃고 넘길까?


모른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나는
그 애를 좋아한다.
그런데
아직은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이 마음을
지우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이 마음 덕분에
요즘의 내가 조금 더
살아 있는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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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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