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말 한마디가 칼처럼 박히는 날도 있어
“그거 너한테는 안 어울려.”
“너는 맨날 표정이 어둡다.”
“그 정도는 누구나 하는데 왜 그래?”
별거 아닐 수도 있는 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
그 말이 내 마음속에
칼처럼 박혀버린 날이 있다.
그 순간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웃는 척, 넘기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계속 맴돌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샤워할 때에도,
잠들기 전까지도
계속 머릿속을 찔러댔다.
그 한마디가
나의 하루 전체를 무너뜨렸다.
그 말이
정말 그 사람의 진심이었을까?
그냥 한순간의 실수였을까?
그걸 자꾸만 되뇌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조용해졌다.
다음 날,
그 아이 앞에서 나는
말을 아꼈다.
생각을 정리하기보단
그냥, 침묵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아니면
그 말이 진짜 나를 말해준 걸까?
머릿속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엔
내가 나를 깎기 시작했다.
“그래, 나한테는 안 어울릴 수도 있지.”
“내가 진짜 좀 이상했나 보다.”
“다들 나한테 그렇게 느끼는 건가?”
그렇게 생각이 흘러갈 때
가장 먼저 상처 주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말 한마디가
그날 하루의 기분을 바꿀 수도 있고,
내 안에 있었던
조금의 용기마저 무너뜨릴 수도 있다.
말 한마디는
가볍지만,
그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그날,
나는 너무 쉽게 무너졌다.
그 말을 한 친구는
기억조차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농담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날카로운 문장이 되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다이어리를 펼쳤다.
‘오늘 받은 말 중,
마음속에 박힌 문장’
이라고 제목을 쓰고
조용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다시 이렇게 썼다.
“나는 그 말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그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내가 제일 잘 안다.”
처음엔
그렇게 쓰는 것도
눈물 나게 어려웠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종종
‘말 한마디 다이어리’를 쓴다.
누가 했던 말,
내가 느꼈던 반응,
그리고
그 말을 넘어서고 싶은 나의 마음.
그 글들을 쓸 때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마음속 상처가
작은 딱지처럼 굳어간다.
상처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 한마디가
날 찌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말 한마디가
나를 살릴 수도 있으니까.
그날 밤,
엄마가 나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내밀며 말했다.
“무슨 일 있었어?
괜찮아 보여도,
너 오늘 말이 없더라.”
그 말에
나는 울 것 같았지만,
고개만 끄덕였다.
그 한마디가
그날의 상처를
조금 덜 아프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말을 나 스스로에게도
건네기로 했다.
“괜찮아.
그 말은 지나갔고,
너는 여전히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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