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 인스타 속 친구들은 다 행복해 보인다
요즘,
자기 전에 인스타를 켜면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누군가는
친구랑 카페에 가서
예쁜 디저트를 먹고 있고,
누군가는
가족 여행 중이라며
바다 사진을 올리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미소 짓는 셀카 하나로
수십 개의 ‘좋아요’를 받는다.
그리고 나는—
그걸 조용히 스크롤하며
괜히 한숨을 쉰다.
그 속에서
나는 너무 평범해 보인다.
오늘도 집-학교-집,
엄마랑 말다툼,
시험 점수에 시무룩한 얼굴.
올릴 만한 건 없다.
사진을 찍어도
뭔가 마음에 안 들고,
글을 쓰려다가
‘이건 너무 우울한가?’ 하고 지운다.
내 일상은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큼
빛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런데
그 친구들은
늘 반짝거린다.
하루가 다르게
예뻐지고,
말도 재밌고,
팔로워도 많고,
늘 누군가와 함께 있어 보인다.
나는 언제쯤
저렇게 ‘괜찮은 하루’를
살 수 있을까.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자꾸 비교하게 된다.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무색할까?"
"내 삶은 왜 항상 똑같을까?"
그러다 보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다.
불 꺼진 방에서
화면만 환하게 켜진 채
나는 점점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걸 느낀다.
그런데 가끔,
나도 안다.
그 친구들도
늘 행복하진 않을 거라는 걸.
화면 속의 웃음이
진짜 웃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좋아요 수가
그 사람의 진짜 기분을 말해주는 건 아니라는 걸.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느끼는 건 다르다.
내가 그 속에
껴 있지 않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게
나를 소외시키는 것 같다.
가끔은
나도 ‘괜찮아 보이는’
사진 하나 올려보고 싶다.
해시태그도 붙이고,
예쁜 카페에서
괜히 미소 지은 척.
그러면
나도 그 속에
조금은 포함될 수 있을까?
나도 괜찮은 척,
나도 특별한 척,
나도 웃는 척…
그런 척들을 하다가
진짜 내 감정을 잃어버릴까 봐
나는 아직도
올리지 못한 사진이 많다.
그래서 그냥
나만의 갤러리에 저장한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에
내 하루를 조용히 담아둔다.
카메라 롤 속엔
어디에도 올라가지 않은
나의 진짜 표정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게
가끔은 더 진짜 같다.
화려하진 않아도,
완벽하진 않아도
그건 ‘가장 나다운 순간들’이다.
요즘은
인스타를 켜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하려고 켜는 걸까?”
“아니면, 그냥 쉬고 싶어서 켜는 걸까?”
그 질문에 솔직해지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그리고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창문을 연다.
햇살이 좋다.
그 빛은 ‘좋아요’ 없이도
나를 충분히 따뜻하게 만든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올리지 못한 계정을
하나 갖고 있다.
그곳엔
내가 나를 위해 남기는 기록이 있다.
어느 날은
나만 아는 감정들로
짧은 문장을 쓰고,
어느 날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표정을
사진으로 남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조용한 게시물이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인스타 속 친구들이
행복해 보이는 건
그들의 빛나는 순간만
보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나의 흐릿한 순간까지
기억하고 싶다.
그건 분명
내가 성장하는 증거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 하루를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조용히 살아낸다.
그게 어쩌면
진짜 나의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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