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가 되어 처음으로 거사를 치르다
아비가 되어 처음으로 기저귀를 갈던 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폭풍과 맞섰다
癸卯年(계묘년, 계묘년 – 토끼의 해) 가을 끝자락,
첫째 아들(長子, 장자 – 맏아들)은 三歲(삼세, 세 살),
둘째 딸(次女, 차녀 – 두 번째로 난 딸)은
一歲(일세, 한 살)을 막 지나 있었노라.
이 댁은 평안한 날이 드물었고,
형은 종일 뛰고, 아우는 하루 세 번 싸더라.
그날 또한 그러하였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였으나,
나의 마음엔 돌풍(突風, 돌풍 – 갑작스러운 바람)이
불어 닥쳤도다.
작은 딸이 울부짖었으니,
그 울음의 氣勢(기세 – 기운과 기세)는
호령(號令, 호령 – 명령하며 외침) 같았으며,
그 소리는 鳴雷(명뢰, 명뢰 – 우레와 같은 울림)와 같았도다.
아비 된 자, 곧바로 기저귀를 열었고,
거기 펼쳐진 광경은 一寸前(일촌 전 –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戰地(전지 – 전장의 땅)였으며,
淸掃(청소 – 치움)는 마치 陣法(진법 – 전투 전략)을
익히는 일 같았노라.
右手(우수 – 오른손)에 물티슈, 左手(좌수 – 왼손)에
새 기저귀를 들고
나는 將軍(장군 – 전장의 장수) 되듯 나아갔으며,
딸아이는 온몸으로
나를 試煉(시련 – 단련의 시험)하였도다.
첫째는 그 와중에 머리 위에 올라타려 하였고,
나는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속삭였노라
"아비여,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무릇 아비가 된다는 것은,
작은 이의 배설물 앞에서도 恐懼(공구 – 두려움)를
이겨내고
오직 사랑으로 忍耐(인내 – 참음)를 행하는 것이라.
마침내 딸아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微笑(미소 – 잔잔한 웃음)를 지었으며,
나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노라.
이 얼마나 조용한 勝利(승리 – 이김)인가.
*이 날 이후, 나는 기저귀라는
전장을 하루 세 번, 때로는 네 번이나
지나다녔도다.
큰아이는 낮잠을 거부하고,
작은 아이는 낮잠 중에도 싸더라.
아비의 손끝은 날카롭게 익어갔으며,
마음은 그만큼 柔和(유화 – 부드럽고 온화함)
해졌노라.
누구는 말하더라.
"육아란 나날이 피로해지되,
웃음이 있어 견디는 일이라."
과연 그러하였다.*
작은 딸의 작은 기저귀 앞에서
크게 성난 마음이란 존재하지 않도다.
그대여, 오직 미소로 갈고닦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