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은 실패했으나, 그날의 웃음은 제대로 익었노라
음식이란
입보다 마음으로 먼저 만들어지는 법.
아이는 요리를 배우기보다,
함께 만든다는 기억을 익히는 중이었도다.
壬寅年(임인년 – 호랑이의 해) 어느 일요일 아침,
첫째 아들(長子, 장자 – 맏아들)이 외쳤노라.
“아빠! 오늘은 우리가 요리사야!”
나는 반쯤 잠긴 눈으로
계란과 밀가루를 꺼냈고,
둘째 딸(次女, 차녀 – 두 번째로 난 딸)은
이미 앞치마보다 큰 웃음을 얼굴에 걸었도다.
반죽을 시작한 지 삼 분 만에
밀가루는 바닥으로,
계란은 소매 끝으로 흐르기 시작했고,
첫째는 반죽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말했다.
“이건 말 안 들어!”
둘째는 손가락을 반죽에 콕 찍어 먹고
“맛있다!”라고 선언했으며,
나는 젖은 수건으로
세 번째 바닥을 닦으며 웃었노라.
결국 완성된 건
모양 없는 팬케이크 두 장과
꿀보다 달았던 아침의 기억이었으니,
그날 주방은 전쟁터가 아닌 놀이터였으며,
나는 요리사가 아닌 아버지였노라.
요리는 실패했으나,
함께했다는 기억은
그날 하루를 충분히 풍성하게 만들었도다.
아이들은 음식을 통해
혼내지 않고 배려하고
흘리지 않고 웃는 법을 배우고 있었노라.
“음식은 입으로 들어가지만,
기억은 마음속에 남는다.
아버지의 부엌은
언제나 사랑의 맛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