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0.5평 – 내 마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

“쉼이 사치가 된 시대에 살아남는다는 것”

by 라이브러리 파파

하루를 마치고, 문을 열고 들어선다.

조용한 방.

옷을 벗고 눕는 공간이 있지만,

몸보다 마음이 눕기는 더 어려운 밤이다.




서울 고시원, 평균 0.5~1평 남짓


통계에 따르면,

서울 고시원의 1인 거주 공간은 평균 약 6.3㎡.

평으로 환산하면 약 1.9평.

하지만 침대와 짐을 빼면

실제 내가 누울 수 있는 공간은 0.5평 남짓이다.


이건 몸이 누울 수 있는

최소치일지 모르지만,

쉼의 크기로는 거의 무(無)에 가깝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사람들


누워 있어도 쉰 게 아니다.

자는 것 같아도 깨어 있다.

우리는 몸은 눕히지만,

머릿속은 계속 일하고 있다.


해야 할 일,

쌓인 말,

지워지지 않는 알람들.


쉼은 있다.

하지만 너무 얇고, 너무 짧다.





고단한 사람들의

‘쉼터’가 고시원이 되었다는 것


고시원은 과거 시험을 준비하던

이들의 임시 거처였다.

이제는 퇴근한 직장인의 숙소이고,

이혼 후 가장 먼저 가는 곳이며,

월세가 밀린 노인의 마지막 선택지가 되었다.


고시원이 늘어나는 건

주거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회복의 실패를 말해주는 증거다.




0.5평보다 좁은 마음


쉬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틀고,

침대에 눕고, 눈을 감는다.

하지만 어떤 날은

침대보다 현관 앞 바닥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건 공간이 좁아서가 아니라,

쉴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0.5평.

그 안에 내가 누워 있고,

그 위에 월세 고지서와 피곤함이 덮여 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말하고 있다.

“이 시대는 더 이상 ‘쉼’을

삶의 권리로 보지 않는다.”



오늘도 겨우 눕는다


침대는 있지만

마음이 누울 자리는 없다.

쉰다는 게 미안하고,

쉬는 사이에 뒤처질까 두렵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쉬는 게 아니라, 잠시 꺼져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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