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사치가 된 시대에 살아남는다는 것”
하루를 마치고, 문을 열고 들어선다.
조용한 방.
옷을 벗고 눕는 공간이 있지만,
몸보다 마음이 눕기는 더 어려운 밤이다.
서울 고시원, 평균 0.5~1평 남짓
통계에 따르면,
서울 고시원의 1인 거주 공간은 평균 약 6.3㎡.
평으로 환산하면 약 1.9평.
하지만 침대와 짐을 빼면
실제 내가 누울 수 있는 공간은 0.5평 남짓이다.
이건 몸이 누울 수 있는
최소치일지 모르지만,
쉼의 크기로는 거의 무(無)에 가깝다.
누워 있어도 쉰 게 아니다.
자는 것 같아도 깨어 있다.
우리는 몸은 눕히지만,
머릿속은 계속 일하고 있다.
해야 할 일,
쌓인 말,
지워지지 않는 알람들.
쉼은 있다.
하지만 너무 얇고, 너무 짧다.
고단한 사람들의
‘쉼터’가 고시원이 되었다는 것
고시원은 과거 시험을 준비하던
이들의 임시 거처였다.
이제는 퇴근한 직장인의 숙소이고,
이혼 후 가장 먼저 가는 곳이며,
월세가 밀린 노인의 마지막 선택지가 되었다.
고시원이 늘어나는 건
주거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회복의 실패를 말해주는 증거다.
쉬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틀고,
침대에 눕고, 눈을 감는다.
하지만 어떤 날은
침대보다 현관 앞 바닥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건 공간이 좁아서가 아니라,
쉴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0.5평.
그 안에 내가 누워 있고,
그 위에 월세 고지서와 피곤함이 덮여 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말하고 있다.
“이 시대는 더 이상 ‘쉼’을
삶의 권리로 보지 않는다.”
침대는 있지만
마음이 누울 자리는 없다.
쉰다는 게 미안하고,
쉬는 사이에 뒤처질까 두렵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쉬는 게 아니라, 잠시 꺼져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