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 “빈자리는 언젠가 누군가가 채운다”
동생아,
버스를 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뭔지 알아?
빈자리야.
사람은 이상하게
누가 앉아 있는 자리보다
비어 있는 자리부터 본다.
형도 예전에 그랬어.
늘 같이 앉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안 보였거든.
같이 걷던 길인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혼자 걷는 게 너무 조용하더라.
익숙했던 자리 하나가 비워지는 순간,
사람은 괜히 그 자리만 보게 돼.
심지어
새로 온 사람이 그 자리에 앉으면
괜히 불편하고,
“거긴 걔 자리였는데…”
마음속으로 말하게 돼.
자리는 고정된 게 아니야.
내가 익숙하다고 해서
그게 영원한 게 아니더라.
형도 어느 순간부터
그 빈자리를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다시 열어야 할 기회'로 보기 시작했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놀랍게도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꼭 나타나.
형이 나중에 다시 친구를 사귀었을 때,
처음엔 계속 비교했어.
“전에는 이런 농담 안 했는데...”
“걔는 말할 때 눈을 피하지 않았는데…”
근데 그 친구랑 오래 지내다 보니까
비교보단 함께 쌓는 순간이 더 많아졌어.
그제야 알았지.
빈자리는 대체하는 게 아니라,
다시 의미를 쌓는 자리라는 걸.
형은 예전엔 그랬어.
떠난 사람 얘기를 계속 꺼냈지.
“걔는 그때 그랬고, 이랬고…”
그게 미련이 아니라
그냥 빈자리 채우기 무서워서였던 것 같아.
근데 그건
빈자리 옆에 ‘금지 팻말’ 붙여놓은 거더라.
“여긴 아무도 앉지 마세요.”
결국 내가 외로움을 고집한 거였지.
“빈자리는 언젠가 누군가가 채운다.
그 사람이 예전 사람이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
그건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야.
버스에서 사람은 계속 내리고 타.
중요한 건,
네 마음도 다음 사람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거야.”
EP.8 예고 – “다른 노선으로 간다고, 틀린 건 아니다”
다음 편에선
너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
다른 방향으로 간 친구나 동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