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EP.7 – “빈자리는 언젠가 누군가가 채운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동생아,

버스를 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뭔지 알아?


빈자리야.

사람은 이상하게

누가 앉아 있는 자리보다

비어 있는 자리부터 본다.




1. 누군가 떠나고 난 자리, 처음엔 낯설고 시리다


형도 예전에 그랬어.

늘 같이 앉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안 보였거든.

같이 걷던 길인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혼자 걷는 게 너무 조용하더라.


익숙했던 자리 하나가 비워지는 순간,

사람은 괜히 그 자리만 보게 돼.





심지어

새로 온 사람이 그 자리에 앉으면

괜히 불편하고,

“거긴 걔 자리였는데…”

마음속으로 말하게 돼.




2. 근데 말이야,

그 자리는 원래 ‘누군가의 것’이 아니었어


자리는 고정된 게 아니야.

내가 익숙하다고 해서

그게 영원한 게 아니더라.


형도 어느 순간부터

그 빈자리를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다시 열어야 할 기회'로 보기 시작했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놀랍게도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꼭 나타나.




3. 새로 앉는 사람은, 예전 사람과는

다르지만 나쁘지 않아


형이 나중에 다시 친구를 사귀었을 때,

처음엔 계속 비교했어.

“전에는 이런 농담 안 했는데...”

“걔는 말할 때 눈을 피하지 않았는데…”


근데 그 친구랑 오래 지내다 보니까

비교보단 함께 쌓는 순간이 더 많아졌어.


그제야 알았지.


빈자리는 대체하는 게 아니라,

다시 의미를 쌓는 자리라는 걸.




4. 누군가 떠난 자리를 계속 붙잡고 있으면,

다음 사람은 앉을 수가 없어


형은 예전엔 그랬어.

떠난 사람 얘기를 계속 꺼냈지.

“걔는 그때 그랬고, 이랬고…”

그게 미련이 아니라

그냥 빈자리 채우기 무서워서였던 것 같아.


근데 그건

빈자리 옆에 ‘금지 팻말’ 붙여놓은 거더라.

“여긴 아무도 앉지 마세요.”


결국 내가 외로움을 고집한 거였지.


형의 한마디 요약


“빈자리는 언젠가 누군가가 채운다.

그 사람이 예전 사람이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

그건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야.


버스에서 사람은 계속 내리고 타.

중요한 건,

네 마음도 다음 사람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거야.”




EP.8 예고 – “다른 노선으로 간다고, 틀린 건 아니다”


다음 편에선

너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

다른 방향으로 간 친구나 동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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