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 “다른 노선으로 간다고, 틀린 건 아니다”
형이 예전엔
왜 쟤는 저 길로 가고,
나는 이 길로 가는지 진짜 궁금했어.
심지어 조금 억울하기도 했지.
근데 지금은 알아.
버스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목적지가 틀린 건 아니라는 걸.
형 고등학교 땐,
모두가 수능 → 대학 → 취업이라는
정해진 버스를 타는 줄 알았어.
근데 누군가는 갑자기 미술 유학을 가고,
누군가는 군대 먼저 가고,
누군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더라.
그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
“쟤는 멀리 돌아간다. 괜찮을까?”
하지만 놀랍게도
형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도 있었고,
더 단단하게 자기 길 가는 사람도 있었어.
형이 제일 후회했던 시절이 있어.
누군가랑 자꾸 비교하던 때.
“쟤는 회사 들어갔다는데…”
“걔는 벌써 결혼했대…”
“얘는 유튜브 시작했는데 터졌대…”
그러다 보니까
형이 지금 타고 있는 노선이
갑자기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어.
근데 어느 날 이런 말이 생각났지.
형은 지금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그걸 안 순간부터
비교는 줄고, 자신감은 올라갔어.
형이 만났던 멋진 사람들 중엔
다 평범한 노선 바깥에서 만난 사람들이 많았어.
누군가는 퇴사 후 카페 창업,
누군가는 삼수 끝에 교사 임용,
누군가는 30대 중반에 유학 시작.
공통점이 뭔지 알아?
남들보다 느리거나, 돌아갔지만
자기 속도로 확실히 걷고 있다는 거야.
형도 그 사람들 보면서
“내 속도도 틀리지 않았구나”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이 말이 너무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어.
근데 진짜야.
어떤 사람은
10번 정류장까지만 가고 내리고,
넌 30번 정류장까지 가야 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
옆 사람이 먼저 내렸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지 마.
그리고 반대로
너보다 더 멀리 가는 사람 보면서
초조해하지도 말고.
우린 각자 다른 노선표를 들고 있는 거니까.
“버스는 여러 노선으로 움직여.
중요한 건 ‘네가 지금 타고 있는 버스가
네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야.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은 틀린 게 아니고,
그 사람도 자기 길을 잘 걷고 있을 뿐이야.
네 길에만 집중하면,
더 이상 비교는 필요 없어.”
EP.9 예고
– “내릴 때를 알면, 탈 때도 더 용감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언제 내릴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법을 알아야 타는 용기도
생긴다는 이야기를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