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EP.9 – “내릴 때를 알면, 탈 때도 더 용감해진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형이 진짜 오래 탄 버스가 하나 있었어.

출발할 땐 좋았지.

좌석도 넓고, 공기도 좋았고,

함께 탄 사람도 괜찮았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지치는 버스가 되더라.




1. 타는 건 쉬운데, 내리는 건 어렵다


형은 예전에

처음으로 정규직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했던 적이 있어.


일은 안정적이었고,

사람들도 나쁘지 않았고,

월급날마다 부모님도 안심하셨어.


근데 이상하게,

매일 아침 회사 가는 길이 너무 무거운 거야.


이 버스를 계속 타는 게 맞나?

더 멀리 가야 하나?

지금 내리면 너무 바보 같을까?


그 생각만

매일 머릿속을 맴돌았어.




2. 내릴 타이밍을 모르면, 결국 탈진한다


형은 결국

몸이 먼저 내리더라.

위염, 수면장애, 공황 증상…


버텼던 이유는 딱 하나였어.


“지금 내려도 되는 건가?”



근데 지금 와서 말할 수 있어.

그때가 내려야 했던 순간이었다는 걸.


내리는 건 포기가 아니라, 자기 회복의 시작이었어.




3. 내려본 사람만이, 다시 타는 법을 안다


회사 그만두고 나니까

처음엔 좀 무서웠어.

버스에서 갑자기 도로 한복판에 내린 느낌?


근데 형은 그때

진짜 많은 걸 배우게 됐어.


뭐가 나한테 안 맞았는지


내가 진짜 가고 싶은 방향이 어딘지


누구와 함께 타야 덜 지치는지



그리고 나서야

다음 버스를 탈 때는 망설임이 줄었어.




4. 진짜 용기는,

타는 데 있지 않고 내리는 데 있다


형은 요즘은 이렇게 말해.


“길게 탈 용기가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내릴 줄 아는 사람이다.”


무조건 버티는 건 용기가 아니야.

진짜 용기는

“여기까지다”를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생기는 거야.




형의 한마디 요약


“내릴 때를 알면, 탈 때도 더 용감해진다.


계속 타기만 하면

목적지는 흐릿해지고,

몸도 마음도 망가져.


내릴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로 다음 버스를 선택할 수 있어.”




EP.10 예고

– “누구와 타는지가, 어디보다 중요하다”


다음 편에서는

버스의 방향보다 더 중요한 것,

함께 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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