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 “누구와 타는지가, 어디보다 중요하다”
형은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됐다.
버스가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형도 한때는
무조건 빠르고, 멀리 가는 버스만 골랐어.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돈 많이 벌고, 커 보이는 길.
그런데 문제는
같이 탄 사람들이 자꾸 형을 지치게 만들었어.
경쟁만 시키는 친구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연인
다 나쁘게 해석하는 상사
어디를 가든
그들과 타고 있으면 목적지가 지옥 같더라.
형이 예전에
짧게 일했던 작은 회사가 있었어.
급여도 낮고, 사무실도 작았지만…
사람들이 기가 막히게 좋았어.
밥 먹을 때마다 물어봐주는 선배
“오늘도 고생했어요” 말해주는 동료
같이 웃어주는 막내
그 1년이
형한테는 긴 여행의 힐링 정류장이었어.
어디로 가는 버스였는지는 잊었는데,
누가 있었는지는 아직도 기억나.
형이 요즘 깨닫는 게 있어.
같이 걷는 사람은
내 속도를 맞춰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리듬을 존중해주는 사람이라는 거야.
조금 늦더라도
“괜찮아, 내가 같이 걸을게”
라고 말해주는 사람.
조금 빨라도
“먼저 가 있을게, 여기서 기다릴게”
라고 말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은
버스를 갈아타도,
다시 만나게 되더라.
형은 이제 이런 기준으로 사람을 본다.
그 사람과 있으면 내가 더 편안한 사람인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같이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왜냐면
버스는 정류장을 돌지만,
사람은 기억을 남기고 가니까.
“누구와 타느냐가 어디보다 중요하다.
방향이 달라도,
속도가 느려도,
옆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 길이 좋은 여행이 돼.
버스는 목적지만이 전부가 아니야.
함께 앉아 있는 사람이
그 길의 분위기를 결정하거든.”
EP.11 예고 – “버스는 돌아오지만,
지금은 다시 오지 않는다”
다음 편에선
버스는 다시 올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진짜 타이밍의 본질을 이야기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