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을까 봐 침묵을 선택하는 나
어떤 날은
감정을 말하고 싶다가도
결국 말하지 않게 된다.
'이 말 하면 오해받을까?'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상대가 불편해지면 어쩌지?'
생각은 길어지고
입은 닫힌다.
그리고 마음은
그 안에서 조금씩 무거워진다.
감정을 말하지 않는 건 침묵이지만,
감정을 삼키는 건 소멸이다.
사라지지 않은 감정은
말해지지 않을수록 굳는다.
그리고 굳은 감정은
어느 순간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든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괜히 말을 꺼냈다가 상처받을까 봐 무섭다.”
“이해받지 못하면 더 외로울 것 같다.”
그 두려움은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아낀다.
하지만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고립을 선택하고 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닫는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말했다.
“말하지 않는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는, 표현을 통해 비로소 인정받는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건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여는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해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이해받을 가능성조차 없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내 감정은 설명될 필요 없이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다.”
침묵이 나를 보호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를 지우기도 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상처를 허락하는 일이 아니라,
존재를 복원하는 일이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당신의 감정은 언제든 말할 자격이 있다.”
15화 –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을 때,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느낌이 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