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제도 뒷담화》 07

면접은 끝났지만, 이미 탈락한 기분이었다

by 라이브러리 파파

면접장은 고요했다.


지원자가 입장하자 다섯 명의 면접관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면접관이 고개를 다시 떨구며 서류 한 장을 옆에 밀었다.




그게 전부였다.


"아, 이번에도 아닌가 보다"

지원자는 대답도 하기 전부터 느꼈다.

'이 자리는 내가 아닌가 보다.'

질문은 성의 없었고,
반응은 무미건조했다.
"네, 잘 알겠습니다."
"다른 질문 없으면 다음 분 들어오시죠."

그날의 면접은 3분 만에 끝났다.
지원자는 자리에 앉아있던 시간보다, 입장한 후 느낀 불편함이 더 길게 남았다.


공정한 절차보다, 정서적 예측이 더 빠르다

우리는 ‘공정한 채용’을 말하지만,
면접 현장에서 지원자는 기류로 분위기를 읽는다.

"들어가자마자 느꼈어요. 이미 마음 정하셨구나."

"제가 대답하는데, 면접관 한 분은 계속 휴대폰을 봤어요."

"옆 지원자에겐 따뜻한 리액션이 있었는데, 저에겐 형식적인 질문만 하더라고요."


이건 편견이 아니라 현장의 체감이다.
그리고 체감은 지원자를 탈락보다 더 아프게 만든다.
무시당했다는 감정을 남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놓치는 한 가지: ‘정성’이 아니라 ‘존중’


면접이란 건 단순히 실력 검증의 자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기 인생을 걸고 나온 승부처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건 평가가 아니라 모욕이 된다.

“저는 왜 떨어졌나요?”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
이 질문에 HR은 명확히 답하기 어렵다.
그저 ‘적합도가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면접 전 이렇게 말한다


“지원자는 고객입니다.
그가 우리 회사를 어떻게 기억할지는
면접관 한 사람의 말투, 한 줄의 질문에서 결정됩니다.”


공정성은 절차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표정과 태도,

눈빛에서 진짜 공정함이 느껴진다.



형의 결론


면접은 지원자를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회사도 평가받는 자리다.

면접장에서 지원자가 존중받는다고 느껴야,
그 회사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공정하게 떨어지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대충 떨어지는 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그 말은 수년 전 한 지원자가 내게 남긴 말이다.
나는 아직도 그 문장을 잊지 않았다.



토, 일 연재
이전 06화《인사제도 뒷담화》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