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 사랑으로 향하다

백조도 좋지만 사랑은 사랑스러워

by 수수

“무수한 고난과 역경을 거치고 나면 저도 행운과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나요?”

-미운 아기 오리는 그랬지.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지만 네 미래는 다를 거야.”

“저는 그럼 결국 백조가 될 수 없는 건가요?”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꼭 백조가 될 필요는 없어.

“미움받는 것에 지쳤어요. 백조가 되고 싶어요.”

-미움은 미워하는 사람의 몫이야. 그 숙제는 그쪽에서 풀게 하고 너는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지 알아야 해.


“사랑? 사랑이 대체 뭐죠?”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야.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어요.”

-꼭 이해해야만 하는 건 아니란다.

“하지만 알고 싶어요.”

-그래. 네가 가진 바로 그 마음이 사랑이야.

“잘 모르겠어요.”

-맞아. 사랑은 쉽지 않지. 항상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거든. 중요한 건 사랑을 알고자 노력하는 태도와 계속해서 사랑하는 것이란다.


“결국 노력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사랑인가요?”

-좀 전 까지는 그랬지. 하지만 사랑에 대해 깨닫고 나면 네 일대기에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거란다. 그 시기에 맞게 사랑도 새로운 표정으로 바뀌지. 최선을 다해 그 표정도 읽어내서 사랑해야만 해.

“결국 저는 백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거네요.”

-아니, 너는 이미 충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는 그런 너 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지 알 필요가 있어.


“난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지 않은 걸요.”

-너는 모든 걸 사랑할 수 있니?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사실 누구에게도 사랑받고 있지 않는 걸 지도 몰라. 마찬가지로 모든 걸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사랑할 수가 없을 거야.

“왜죠?”

-우리가 유한하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네 소망처럼 제한이나 한계 없이 사랑할 수 있었겠지. 그리고 이런 질문 조차 필요 없고.


“질문 조차 없다고요?”

-우리가 영원한 존재라면 삶과 죽음은 애초에 말해지지 않았겠지, 오로지 영원만 있을 테니까. 우리가 영원한 존재여서 무한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사랑 그 자체일 테고.

“그건 마치 하나님 같네요.”

-하지만 우린 신이 아니지. 대신 신의 마음을 품고자 노력할 수는 있어.

“그건 참 사랑스러워요.”

-맞아. 지금 바로 네 모습이 그래. 정말이지 사랑스러워.


어느 공동체, 이를테면 국가, 민족, 종교 등이나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정의, 개념, 논증 등.
현재 보통의 것 혹은 상식적이라고 말해지는 것에 소속되는 일을
다 같이 포기하게 될 미래.
누군가의 곁에만, 사랑에만 속하게 될 그때에는
아무도 낙오하지 않기를.

<디아스포라를 위한 기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