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를 외부에서 쓸 때, 일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
나는 흔히 '경리'라고 불리는 업무가 회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돈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바로 경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저 단어는 그 정도의 중요함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 없이 그 직책의 책임이 가벼워 보이는 단어라고나 할까.
실제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그의 유일한 여동생인 고(故) 정희영 여사에게 혹독할 정도로 철저하게 경리 실무와 회계 기초를 가르쳤다고 한다.
그 이유는 3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첫째, 경리가 눈을 부릅뜨고 돈을 맞추지 않으면, 현장의 땀방울이 도둑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금액이 1원이라도 틀리거나 지급일이 하루라도 늦춰지면 현대의 신용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셋째, 정 회장은 "내 머릿속에 계산기가 있다"고 할 만큼 숫자에 밝았지만, 조직이 커지려면 시스템화 된 장부가 있어야 함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작은 회사에서는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업무를 평사원이 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계산서에는 거래처에게 공급하는 가격, 우리가 매입하는 가격 등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회사가 커 나기 전에는제일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 가격 정보이다. 그런데 이 정보에 아무나 접근할 수 있다고? 그래서 이 부분은 철저하게 관리하는 편이다.
작은 회사에서는 부가세, 법인세 등 세무 처리를 모두 하는 전담 직원을 두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외부 세무사를 쓴다. 하지만 정말 이들은 제대로 일을 해 주지 않음을 늘 염두해 두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업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이해도가 떨어지고, 그 세무사도 작은 회사라서 일하는 직원의 역량이 그리 높지 않다. (내가 겪은 곳은 그랬다. 제미나이 보다 못한 이해도를 가지고 자료를 요청하곤 했다.) 게다가 2명 정도가 일하는 음식점부터 몇십 명 일하는 회사까지, 몇 십개의 거래처를 한명이 담당할 뿐 아니라, 세금 납부 월에 일이 몰린다.
심지어 연말정산도 틀리는데 말 다했지. 직원의 부양 가족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본인이 직접 제미나이에 확인하여 국세청 사이트에 다시 환급 신청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환급 받았고.
위의 예는 사소한 건이고 생각나지 않는 수많은 오류들이 늘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법인세, 부가세 등 각종 세금 납부액에 제대로 계산된 걸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점점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사람이 느낌이 있지 않은가.
왜 AI로 인해 가장 먼저 대체될 직업이 세무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요새 세무 프로그램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가. 정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각 회사의 특징에 맞는 절세 방법, 각 회사의 수익 구조에 맞는 세무 처리 방법 관리 방법을 컨설팅 해주는 것이 살아 남는 방법일텐데. 역량이 안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결국 세무사를 바꿨다. 어차피 이제 세무사한테 많이 기대하지 않기도 하고.
정확하게 세무업무를 처리할 정도의 역량을 보이는 곳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처럼, 회사의 가장 믿을만한 사람에게 세무 업무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누구를 믿는담? 결국 내가 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