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회사가 20명이 되기까지
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살다보면 시작도 미약하고 역시나 끝도 미약한 일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특출난(?) 경우도 있다.
극소수일지 몰라도, 작게 시작해서 큰 기업으로 이끌어 간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나 있으니까.
그들의 성공신화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며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2명에서 20명이 된 작은 회사도 이렇게 매일 사고가 터지는데,
그들에게는 어떤 능력이 있는지 경이롭게 보인다. 외계인이나 신처럼 보일 지경이다.
회사가 커지고 사람이 늘면, 단계별로 준비하고 감당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해 낸 것이니까.
그리고 외부의 부침들은 온 몸으로 막아낸 것이니까.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회사라면, 처음에는 대표의 능력만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특히 변화하는 환경에서 대표의 임기응변과 순발력은 회사가 큰 수익을 낼 수 있게 한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이런 제안을 어떻게 할 수 있지? 등의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대표의 행동은
회사에 대한 장미빛 미래를 꿈 꾸게 한다.
이 때는 회사가 작아서 서로 비전을 빠르게 공유하고 같은 꿈을 꾸게 된다.
대표님의 목표가 회사의 목표요, 곧 나의 목표가 되는 분위기에서
모두 힘을 합쳐 앞으로 전진하게 된다.
마치 조정 경기장에서 앞만 보고 다같이 전력 질주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회사는 커져가고 일은 많아진다.
기존 인원이 감당하기에는 벅차기 시작해져, 충원이 시작된다.
그러나 자기 일 처럼 열심히 해 왔던 기존 직원들에게 새로운 직원들은 뭔가 부족해 보인다.
'나는 거래처에서 요청하면 늦게라도 갔는데. '
'나는 대표님이 원하시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했는데. '
등과 같은 생각으로 새로운 사람을 품지 못한다.
이때 대표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회사가 커지기 전에는 대표가 탁월한 협상가 역할만 잘 수행해도 회사의 매출이 극대화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 조직이 되면, 이들을 잘 이끌어서 같이 목표를 수행할 리더가 되어야 한다.
대표가 리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처음부터 같이 해 온 측근들은 실망을 하기 시작한다.
실망을 할 수 는 있다. 그럼 대표가 나서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노력할 의지를 피력해 주면 된다.
지금까지 끈끈하게 같이 해 온 측근들은 충분히 이해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시기 즈음에 대표는 작은 성공에 도취해 있는 경우가 많다.
마치 혼자 다 이룬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독단적이 되고 독선적이 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다.
이것이 작은 회사가 넘어야 할 첫 번째 문턱이다.
이 문턱을 넘지 못하면, 그냥 작은 회사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감히 추측하건데, 아마도 이런 회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대표가 진정한 리더가 되지 못해도, 회사의 시스템이 있으면 성장 가능성은 있다.
대표도 닥친 현실을 감당하기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대표의 시간을 기다려 주면서
회사가 굴러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작은 회사에서는 오히려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람에 기댔다가는 언제 날아갈 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더 쥐어 짜게 된다.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가 남아 있는 사람의 노동력을 쥐어 짜내서 돌아가는 회사이다.
나는 바로 그런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이제 시작했고, 이변이 없으면 완벽하진 않아도 쓸만한 시스템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시작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쳐 나가 떨어진 동료들이 있다.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더 이상 버티질 못했다. 리더도, 시스템도 그들의 고충을 덜어내 주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어떻게 남아 있냐고? 내가 대단해서 버틴 것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는.
그리고 다행히 회사는 잘은 아니지만 굴러는 가고 있다.
하지만 나도 이제 예전만큼 회사에 대한 마음이 순수하고 막 크지는 않다. 이것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는 하지만, 직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어찌 보면 수단에 불과하다.
지나친 감정이입은 오히려 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주식회사가 아닌 이상, 회사는 대표의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주식회사도 오너의 것인 느낌이 강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