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의자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녀석. 얌전하다가도 어찌나 깨방정인지. 말괄량이 같지만 사실은 개구쟁이 아들이다. 가끔씩 딸내미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식빵 굽는 자세는 아직 어설프다. 이보다 더 어릴 땐 앞발이 짧은지 식빵 굽는 자세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서 꽤 웃긴 포즈로 앉아있곤 했다.
이때쯤 찍은 사진은 귀가 유난히 길쭉하고 쫑긋해서 사막여우 같다. 늘 귀가 먼저 자라고 몸이 늘어나고 귀가 또 자라고 몸이 늘어나고를 반복했다.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 모습이 다를 정도로 쑥쑥 자라던 시기. 귀가 조금 더 자랄 때쯤엔 또 몸이 자라려나보다 했었다. 이제 그만 자라려나 하는 마음이 들 때면 또 어김없이 귀가 자라고 몸이 자라고를 반복했다. 참 무럭무럭 자라던 시기다.